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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지주사 출범 현대백화점그룹…정지선 회장 지배력 강화 해법은?

‘절반의 성공’ 지주사 출범 현대백화점그룹…정지선 회장 지배력 강화 해법은?

기사승인 2023. 02. 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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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 지주사 체제 전환속
현대백화점 인적분할 무산에 셈 복잡
현대홈쇼핑 지분 흡수 여부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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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일부터 현대그린푸드가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현대그린푸드로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체재로 전환된다. 당초 현대백화점도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될 예정이었으나 마지막 주주총회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산되면서 '반쪽짜리' 지주회사 체제로 남게 됐다. 이러다보니 상황만 더 복잡해졌다.

동생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지배력은 높아진 반면 형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그대로 유지됐다. 또한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이 각각 25.01%와 15.8%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홈쇼핑 소속의 향방도 더 중요해졌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만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정지선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이 애매해졌다. 현재까지 지배구조만 보면 정 부회장 체제에 현대백화점이 작은 지주회사로 남겨진 형태다. 현대그린푸드(12.05%)가 정지선 회장(17.09%)에 이은 현대백화점의 2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정교선→현대지에프홀딩스→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경영권은 정지선 회장이 보유한 지분 17.09%에 정 회장의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A&I가 보유한 지분 4.31%, 여기에 정몽근 명예회장 지분 2.63%까지 더하면 24% 수준으로 안정적"이라면서 "현대그린푸드가 지주회사로 체제로 전환되더라도 지금까지의 형제경영 체제는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형적 구조에서 정 회장이 그룹 내 지배력을 높이려는 작업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방식은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12.7%의 활용이다. 정 회장 역시 현대그린푸드의 인적분할로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 12.7%와 현대그린푸드 12.7%의 지분을 확보했다. 지주회사 체제에서 사업회사의 지분은 영향력이 크지 않아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가장 안정적인 방식은 현대그린푸드가 보유한 현대백화점 지분을 정 회장이 사들이는 방안이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 단점이다. 지주회사 체제 개편으로 거래중지가 된 지난 24일 기준으로 현대그린푸드는 7250원, 현대백화점은 5만5300원이다.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의 가치는 898억원이고, 현대그린푸드가 보유한 현대백화점의 지분 가치는 1559억원으로 약 661억원여의 차이가 생긴다. 단순계산만으로도 600억원에서 700억원의 거금이 필요하다.

당장 경영권의 위협이 되지 않은 만큼 정교선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율을 높이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더 높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보유하게 되는 신설회사 지분이 10.6%에 달하는 만큼 자회사 지분보유 요건(상장사 30%, 비상장사 50%)을 맞추기 위해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전망이다.

현물출자 유상증자는 주주가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로 처분하고 그 대가로 지주회사의 신주를 취득하는 원리다. 현물출자 규모와 주주 유상증자 참여율 등에 따라 실제 지분율이 달라질 수 있지만 현대그린푸드 주식과 지주사 주식이 교환된다고 가정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크게 늘어난다. 정 부회장이 모두 다 흡수할 수도 있지만 정 회장 역시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나선다면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은 16.8%로 확대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도 정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 확대 변화는 거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지배력을 높이면서 효과적인 방식은 현대그린푸드가 보유한 현대홈쇼핑의 지분을 흡수하는 것이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홈쇼핑 지분 2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선 상장사인 현대홈쇼핑의 지분 5%를 더 매입해야 한다. 27일 종가 5만1800원 기준으로 약 310억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대그린푸드의 투자설명서에 현대홈쇼핑의 지분 취득에 대한 결정을 명확히 명시하지 않은 만큼 정 회장이나 현대백화점이 현대홈쇼핑의 지분을 취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홈쇼핑은 단순한 홈쇼핑 회사가 아니라 그동안 현대백화점그룹 내에서 현금창구 역할을 하면서 한섬, 현대L&C 등 주요 계열사를 인수하며 그룹의 신사업 확장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지선 회장의 입장에서는 지주회사 체제가 무산된 만큼 현대홈쇼핑을 현대백화점 산하 계열사로 두려는 의지가 강할 것"이라면서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주회사 체제 개편 2년 간의 유예기간 동안 현대홈쇼핑을 두고 두 형제가 치열하게 줄다리기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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