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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도로 지뢰 ‘포트홀’ 밟았는데…피해 보상까지 ‘하세월’

[아투포커스] 도로 지뢰 ‘포트홀’ 밟았는데…피해 보상까지 ‘하세월’

기사승인 2024. 10.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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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포트홀 민원 90% "지자체 도로"
'영조물 배상책임보험' 미가입시 국가배상 청구
전문가 "보험 가입하거나 보수 인력 충원해야"
포트홀 연합뉴스
한 도로에 발생한 포트홀(도로파임). /연합뉴스
#지난 2022년 9월 A씨는 버스정류장 앞 도로에 생긴 포트홀(도로파임)에 차량 바퀴가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190만원을 부담한 A씨는 도로 관할기관인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사고로부터 2년 가까이 지난 올해 8월에서야 법원 판결을 받을 수 있었다.

'도로 위 지뢰'로 불리는 포트홀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상까지 최대 수년이 걸리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올겨울 포트홀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자체 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민원분석시스템에 수집된 포트홀 관련 민원은 총 5만2262건으로. 그중 90%가 지자체에서 처리된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포트홀이 지자체가 관할하는 △도시고속도로 △시내 도로 △지방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관할 도로에서 포트홀 피해를 입었다면 향후 보상은 어떻게 진행될까. 해당 도로가 '영조물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됐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영조물 배상책임보험은 국가·지자체 시설의 하자로 국민이 피해를 보았을 때 손해보험사가 전담해서 처리하는 제도다. 도로가 보험에 가입됐다면 보험사 안내에 따라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다.

지자체에서 별도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국가배상 절차를 밟아야 한다. 문제는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국가배상의 경우 관련 배상심의회가 분기별로 열리기 때문에 심의 결과를 받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피해자가 직접 검찰에 서류와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심의가 기각되는 경우엔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이 경우 국가나 지자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는데 많게는 2년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손해배상 전문 성민형 변호사는 "손해배상 소송은 짧으면 1년, 평균 1년 6개월에서 2년까지 소요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포트홀 관련 소송은 대인손해도 발생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신체감정' 절차가 진행된다"며 "현재 의료대란으로 인해 신체감정을 진행할 병원 선정부터 신체감정 이후 회신서를 받는 데까지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지자체가 보험 가입 등으로 대비에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겨울 이상기후로 인한 급격한 온도 변화와 잦은 폭설로 포트홀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여전히 배상책임보험 가입에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태완 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포트홀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사전 예방과 피해 대응이 중요하다"며 "지자체가 보험에 가입해 피해에 대비하거나, 포트홀 보수 인력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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