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분쟁 승부처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최 회장 승부수 띄우나

[고려아연 사모펀드 사태] 분쟁 승부처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최 회장 승부수 띄우나

기사승인 2024. 10. 07. 17:5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제리코파트너스 이사회 열고 논의
이번주 내 고려아연도 올릴 가능성
영풍-MBK '맞불 작전' 여부 관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연합으로부터 경영권을 수성하기 위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상선 기자
주당 3만5000원에 육박한 영풍정밀 주식을 얼마에 사들여야 할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핵심인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 추가 인상을 놓고 고심 중이다. 영풍정밀이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반드시 지배해야만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다.

7일 영풍정밀의 주가는 전 저래일보다 8.95%(2850원) 뛴 3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9000원 초반대를 횡보하던 주가가 훌쩍 4배로 뛰기까지는 불과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최소 3만5000원 이상으로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를 지난 2일 3만원으로 제시했고 영풍-MBK파트너스도 같은 가격으로 인상하자 한 차례 더 승부수를 던졌다.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 인상은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조정의 신호탄으로도 볼 수 있다. 최 회장 측은 이번 주 내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도 손 볼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과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 회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오전 이사회를 열고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인상 여부를 논의했다. 다만 오후까지 결론에 대해 알려지지는 않았다.

영풍정밀 지분 매집에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달 13일 영풍-MBK 측이 영풍정밀에 대해 공개매수가 2만원을 제시한 후, 이어 같은 달 26일 2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이후 이달 2일 최 회장 측이 3만원에 제시했고, 다음 날 영풍이 바로 같은 가격으로 다시 인상했다.

고려아연 지분 단 1.85%를 쥐고 있는 영풍정밀을 두고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고려아연에 대한 긴장감도 더 높아지고 있다.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예정대로 오는 23일에 마감하려면 11일까지는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 내 추가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가 '최 회장의 시간'이라면, 영풍-MBK 측이 맞불 작전을 계속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MBK의 공개매수가 상향에 영풍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보는 의견이 제기된다. 현재 양측 분쟁에는 MBK가 주로 영풍-MBK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MBK가 선두에 서서 전면전을 펼치는 듯하나, 이면에는 최 회장의 경영권을 가져오려는 영풍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형진 영풍 고문이 (이번 사태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MBK로서는 여론도 좋지 않고, 무리하게 돈을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본인 돈이 아닌 투자자들의 돈으로 불리는 사모펀드라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개매수가 상향전이 과열되더라도 영풍 측이 경영권 획득을 위해 인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MBK는 사모펀드로서 어느 정도의 매수가가 됐을 때 이득이며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있을 텐데, 인수가가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점차 오고 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영풍과 얘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영풍의 초관심사는 경영권 획득이니 물불 가리지 않고 앞만 보고 가자는 분위기다. MBK도 영풍의 생각과 의사결정을 안 따를 순 없는 상황이니 딜레마에 빠졌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