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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있나”… 밸류업 지수 공개하자 금융주 일제히 하락

“실효성 있나”… 밸류업 지수 공개하자 금융주 일제히 하락

기사승인 2024. 09. 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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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대장주 KB·하나 제외 의문
지수 편입된 신한금융 낙폭 최대
"주가 미치는 영향 제한적일 수 있어"
올해 초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하면서 지속적으로 저평가받던 금융그룹주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수조원대 순익을 기록함에도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5배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대장주 KB금융그룹을 비롯해,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등은 높은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으며 시장의 기대에 화답했다.

이에 KB금융은 작년 말 대비 5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다른 금융그룹도 20%에서 40%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하지만 코리아 밸류업지수가 공개되자, 오히려 지수에 편입된 금융주들이 일제히 주가가 빠졌다. 지수에 편입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물론, 시장 예상과 달리 편입이 이뤄지지 않은 KB금융과 하나금융도 주가가 하락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주가 부양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금융대장주인 KB금융이나 하나금융이 지수에서 빠져 지수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수 편입 평가기준인 시장대표성이나 수익성, 주주환원 노력 등에 있어서도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우수한데 밸류업 공시 여부만으로 판단한 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코리아 밸류업지수가 공개된 이후,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주가가 일제히 빠졌다. 4대 금융 중 신한금융 주가가 전날보다 5.14%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KB금융(-4.76%), 하나금융(-3.19%), 우리금융(-1.33%) 순으로 주가 하락폭이 컸다.

특히 4개 기업 중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밸류업 지수에 포함됐음에도 주가 하락은 피하지 못했다. 금융사 중 9개 기업이 밸류업지수에 포함되면서 일정 부분 주가 부양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9개 기업 모두 떨어졌다. 밸류업지수 편입 종목 공개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지수 편입 조건은 △시가총액 등 시장대표성 △수익성(2년 연속 적자 제외) △2년 연속 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2년 평균 PBR 상위 50% 이내 △2년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 기준 상위기업 등이다. 4대 금융 중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밸류업지수에 포함됐다. 이들 기업도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선제적으로 밸류업 공시를 하면서 특례 조치로 편입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오히려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제외된 것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밸류업 정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저평가된 기업이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였기 때문에 올해 4대 금융의 주가는 급등했다.

금융대장주인 KB금융 주가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전날까지 51.57% 올랐고, 신한금융도 40.47% 상승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37.33%와 21.15% 올랐다.

게다가 수익성과 시장평가를 나타내는 ROE와 PBR도 KB금융이 가장 앞섰다. KB금융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 순이익 기준으로 리딩금융그룹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도 우리금융과 비교해 앞선 재무성과를 나타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금융과 하나금융이 밸류업지수에 제외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4대 금융 모두 PBR 기준으로는 지수에 포함될 수 없지만,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다른 두 곳보다 밸류업 공시를 먼저 했다는 이유로 지수에 편입됐다면, 지수 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시장 대표성과 수익성, 주주환원 노력, 업종 대표주는 KB금융인데 KB금융이 제외된 것은 밸류업지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대 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수 선정기준에 주주환원과 배당 등 질적인 부분이 반영이 되지 않았다"면서 "이날 오히려 지수 편입 종목의 주가가 더 많이 하락한 것은 지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KB금융 측은 이번 밸류업지수와 관련해 "10월에 예정돼 있는 밸류업 공시를 잘 준비해서 시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역시 "8월 고시한 예고 공시에 따라 4분기 중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고 2025년 6월 지수 정기심사 시에는 하나금융이 편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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