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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 겸직 만료 앞둔 황병우 DGB 회장, 시중금융그룹 안착 ‘과제’

행장 겸직 만료 앞둔 황병우 DGB 회장, 시중금융그룹 안착 ‘과제’

기사승인 2024. 09. 2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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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행장직 임기 종료, 한시적 겸직 해제 '촉각'
내규상으로는 연임 가능…신임 행장 선임 시각 '우세'
황병우 가로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겸 iM뱅크 행장. /DGB금융그룹
DGB금융지주가 iM뱅크(구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안착을 성공적으로 이끌 차기 수장 선정에 나섰다. 현재 지주 회장과 겸직으로 행장직을 수행 중인 황병우 회장의 임기가 올해 말로 만료되는 데 따른다.

내규상으로는 황 회장의 연임이 가능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겸직 체제를 해제하고 새로운 인물을 앞세울 것으로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은행장 재임 중 용퇴를 결정한 김태오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데 따른 한시적 겸직이었을뿐더러, 현재 주요 금융지주사 중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 선임하지 않은 곳은 DGB금융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DGB금융은 현재 시중금융그룹으로의 안착을 위해 비은행 경쟁력 확보 및 실적 개선, 기업가치 제고 등 지주 회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회장과 행장직의 분리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 역시 중요한 시점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오는 27일 iM뱅크의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하고 후보군을 추릴 예정이다.

DGB금융의 내부 규정상 은행장은 2년의 임기를 수행한 후 1년 단위로 추가 임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 현 행장인 황 회장의 경우 2022년 말 행장 최종 후보로 결정된 뒤 이듬해 1월 2일자로 공식 취임했기 때문에 내규상으로는 연임할 수 있다.

그러나 DGB금융은 지난 2011년 지주사 체제 전환 후 하춘수, 박인규, 김태오 전 회장이 지주 회장과 행장직을 겸하기는 했지만 2019년 김 전 회장 체제에서 최고경영자(CEO) 육성·승계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사실상 회장-행장 겸직 체제를 종료했던 바 있다. 이를 통해 2020년 9월 임성훈 전 행장을, 2022년 말 황 회장을 행장으로 선임했다.

이번 겸직의 경우 행장직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지난 3월 김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황 회장의 자리를 채울 인물을 선임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 하에 한시적으로 진행한 구조다. 실제 황 회장 역시 당시 행장 자리를 놓고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DGB금융이 이번 인사에 있어 안정보다는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중은행 전환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만큼 조직 및 경영 안정에 방점을 두어야 하는 시기이기는 하지만, 보다 전문성을 띠기 위해서는 지주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신임 행장이 선임될 경우 황 회장은 M&A(인수합병) 등을 통한 포트폴리오 강화 및 적극적인 해외 IR 참여 등 지주 회장으로서의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황 회장은 은행을 넘어 그룹 전반의 수익성 확대라는 과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는 올 들어 DGB금융의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은 물론, 비은행 기여도가 마이너스 상태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까지의 누적 순익은 전년 동기(3098억원) 대비 반 토막 난 1500억원에 그쳤다. 부동산PF 익스포져로 iM증권(구 하이투자증권)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한 일시적 요인에 따르지만, 공교롭게도 황 회장 취임 이후 성과라는 점에서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비은행 자회사 9곳의 시장 경쟁력이 높지 못하다는 점 역시 지주 회장으로서 풀어내야 할 숙제다. 올 상반기까지 비은행 계열사의 연결기준 순익 총액은 -221억원으로 기여도를 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력 계열사인 iM증권이 적자 전환한 데 더해 iM라이프와 iM캐피탈 까지도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평균 -34% 수준으로 고꾸라진 데 따른다.

특히 올 하반기 회복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황 회장은 이를 기회 삼아 더욱이 지주 회장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시중금융그룹에 걸맞은 질적 성장을 이룩하고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임에 따른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GB금융의 3분기 분기 순익 추정액은 1335억원으로 전년 동기(1149억원) 대비 예상 성장률은 16.2%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DGB금융은 시중금융그룹으로 안착하기 위해 그룹 전반의 경쟁력을 키워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 과정에서 연임을 통한 겸직 체제 유지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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