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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사망 증가’ 반박한 정부… “경증환자 줄어든 탓”

‘응급실 사망 증가’ 반박한 정부… “경증환자 줄어든 탓”

기사승인 2024. 09. 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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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우려에 복지부 적극 해명 나서
통계상 사망자 감소… 증감률 착시
의료기관 "여전히 정상가동 어렵다"

의료공백 장기화로 인한 중·경증 구분 없는 응급실 내원환자 사망률이 늘어났다는 주장과 관련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나섰다. 이는 전년 대비 경증환자의 응급실 이용이 줄어든 영향이라는 것이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응급의료 브리핑에서 "사망자 수는 변동이 없지만 사망률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국민이 적극 협조해 준 덕에 중등증·경증환자 응급실 내원 수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응급실 내원환자 중 중증도(KTAS) 4~5에 해당하는 경증환자 사망자 수는 484명으로, 지난해(553명) 동기 대비 69명 줄었다. 1000명당 사망자로 보면 0.2명에서 0.3명으로 16.0%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분모에 해당하는 응급실 내원환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기타 및 미상 환자의 경우에도 전년도 909명에서 올해 665명으로 줄었다.

응급·준응급 단계인 KTAS 1~2 환자 사망자 수는 지난해 2만5728명에서 올해 2만5451명으로, 잠재응급 단계인 KTAS 3 환자는 지난해 933명에서 올해 576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는 249만6000여 명이 중·경증 구분 없이 응급실에 방문했다면, 올해는 188만3000여 명의 환자가 응급실을 찾았다. 전공의 이탈 등 응급실 의료 인력이 줄어들면서 환자를 이전만큼 받을 수 없던 영향뿐 아니라 정부가 의료개혁 일환으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속력을 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전문의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180개소 전문의는 지난해 12월 1504명에서 지난 9일 기준 1576명 규모로 72명 늘었다.

통계상 응급실 내원 환자가 감소하면서 사망자 수도 따라 줄었지만, 응급실 운용 의료기관 3곳 중 2곳은 여전히 정상적인 가동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응급실 가동률이 지난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이전과 비교해 떨어졌다고 본 의료기관은 전체 65곳 중 33곳(50.7%)이었다.

경상권 권역센터에서 근무하는 A교수는 "환자들이 안 와서 그런지 못 가서 그런 건지는 알 수 없다"며 "응급실 가면 복잡하다고 하니 안 가는 것도 있을 것이다. 중환자들은 별 수 없이 오겠지만, 응급실에서 사망률이 올라갔다는 것도 예전에는 빨리 입원해 중환자실이나 병실에서 사망했다면 지금은 빨리 올라가지 못하니 응급실에서 사망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응급실) 환자 수는 예전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배후진료과에서 수술이 안 된다고 처음부터 오지 말라고 하니까 환자를 받을 수 없는 것"이라며 "작은 병원이 요즘 장사 잘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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