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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 추진 배경은

[취재후일담]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 추진 배경은

기사승인 2024. 07. 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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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대신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 '패키지 인수'를 전격 추진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선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원래 주인이었던 중국 안방보험의 부실이 커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당국이 공적 자금을 투입해 다자보험그룹을 대주주로 내세웠는데요. 다자보험은 올해까지 알짜 해외 자회사를 매각해야 합니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강화 전략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셈이죠. 그 만큼 우리금융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가격에 인수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통합 인수할 경우 5위권 생보사를 품에 안을 수 있죠. 손보업계 7위로 꼽히는 롯데손보와 비교할 때 우리금융 비은행 강화 전략에 맞는 매력적인 선택지였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우리금융이 M&A 방향을 선회한 건 중국 다자보험그룹 내 변화 기류 때문으로 관측됩니다. 올해까지 동양·ABL생명을 매각해야하는 상황에서 그룹 신임 회장이 새롭게 선임됐습니다. 다자보험의 해외 자산 매각 드라이브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인데요. 그 만큼 우리금융 입장에선 인수 가격 네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롯데손보 매각가를 최대 3조원까지 희망해온 JKL파트너스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보입니다. 우리금융은 "오버페이는 안 하겠다"라고 강조해온 만큼, 협상 여지가 있는 곳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동양생명과 우리금융 간 인연도 깊습니다. 2011년 우리금융은 동양생명을 인수를 추진한 이력이 있습니다. 당시 "가격이 비싸다"라는 이유로 포기했지만요. 한 때는 동양생명이 과거 우리은행 지분 3.74%를 보유하기도 했다가, 2021년 모두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 이후 우리금융이 동양생명 잠재 인수자로 지속적으로 거론된 이유입니다.

패키지 인수로 논의되고 있는 ABL생명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2016년 다자보험은 ABL생명을 불과 35억원이란 가격에 사들였다고 알려졌습니다. ABL생명은 저축성보험 비중이 대부분인데, 자산 포트폴리오에서도 부채 비중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인수할 경우 생보업계 5위사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알짜 매물로 꼽히는 동양생명은 보장성 보험 비중을 높이며 작년 사상 최대 순이익(295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죠.

다만, 동양·ABL생명 인수시 통합·합병으로 시너지 효과가 날지 여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양사 모두 생명보험사로 일부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죠. 신한·KB금융그룹도 외국계 생명보험사를 각각 인수하면서 그룹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탄탄히 구축했습니다. 우리금융도 동양·ABL생명 인수를 전격 추진해 비은행 강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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