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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데 공기도 촉박”… 10조 가덕도 신공항 또 유찰

“어려운데 공기도 촉박”… 10조 가덕도 신공항 또 유찰

기사승인 2024. 06. 2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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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심사에 현대건설 컨소 단독 입찰
발파·매립작업 복잡… 건설사들 꺼려
부산엑스포 실패로 기한 단축 불필요
입찰 조건·공사 기간 등 현실화 시급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입찰이 두 차례나 유찰됐다. 사업비만 10조원이 넘어 많은 건설사들이 입찰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높은 공사 난도에 비해 촉박한 공사 기간과 높은 공사비 리스크, 공동도급 허용 범위 제한 등이 잇단 유찰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사업은 부산 가덕도 일대를 매립해 조성한 666만9000㎡ 부지에 3500m 길이의 활주로와 항공기 74대를 수용할 수 있는 계류장, 여객터미널과 방파제, 전기·통신 시설 등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기존 김해공항의 수용 능력 부족을 보완하고 동남부권 항공 수요를 늘리기 위해 진행된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가덕도 신공항 용지 조성공사 입찰이 유찰됐다.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PQ)에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단독 응찰했기 때문이다. 앞선 지난 5일 1차 입찰이 무응찰로 무산된 데 이어 두 차례나 유찰된 것이다. 총 사업비만 10조5300억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토목공사로 평가받으며 업계의 관심을 끌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우선 높은 공사 난도와 촉박한 공사 기간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공사를 원활하게 추진하려면 가덕도 내 산봉우리를 발파·절취해 넓은 바다를 매립해야 한다. 지반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부등침하' 현상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파쇄 암석 크기를 관리하고, 폭약 사용으로 인한 안전사고 방지 대책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공사 기간은 터무니없이 짧다는 지적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당초 2035년 6월 개항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2030 세계박람회(부산 엑스포) 유치를 앞두고 2029년 12월로 5년 이상 개항 목표 시기가 당겨진 바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1999년 당시 가덕도 신공항보다 규모가 작은 무안공항을 짓는 데도 약 8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아무리 기술이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5년은 너무 짧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대형 건설사의 공동도급 허용 범위를 2개사로 제한한 점도 불만 요소다. 당초 사업 규모가 워낙 큰 데다 공사를 진행하는 도중 원자잿값·인건비 인상에 따른 공사비 변동 혹은 설계 변경 등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1차 입찰 전 응찰 여부를 고민하던 DL이앤씨와 GS건설 등은 본입찰에서 발을 뺐다.

이에 공사 기간과 입찰 조건을 현실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부산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만큼 신공항 완공에 속도를 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렇다 보니 빠른 사업 진행을 원했던 국토부의 셈법도 복잡해지게 됐다. 국토부는 같은 조건으로 입찰을 다시 진행하거나, 조건을 바꿔 신규 공고를 낼 수 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7조 제1항에 따라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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