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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년 만에 ‘정산조정계수’ 최대…한전 자회사, 수익 더 가져간다

[단독] 3년 만에 ‘정산조정계수’ 최대…한전 자회사, 수익 더 가져간다

기사승인 2024. 04. 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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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에 1, 원전에 0.5로 책정
연료비 하락 반영…수익률 100% 정산
환율 급등 영향에 하향 조정 예측도
전문가 "시장 원리에 어긋난 제도" 비판
한전 적자해소 이후 폐지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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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한국전력 산하 석탄화력 발전 자회사들 정산조정계수가 '1'로 책정됐다. 연료비 하락 때문이다. 석탄화력 발전 자회사들은 수익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산조정계수 정책이 시장 원리에 반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폐지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와 전력거래소는 이달 석탄화력에 정산조정계수 '1'을 적용했다. 정산조정계수 '1' 책정은 2021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이다.

정부는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발전 자회사들에 정산조정계수 '1'을 적용한 바 있다. 정산조정계수는 한전이 발전 자회사의 생산전력을 사들일 때 정하는 값으로, 0.0001에서 1 사이로 정해지게 된다. 이 계수가 1에 가까워지면 발전 자회사들이 수익을 많이 가져갈 수 있다. 정산조정계수는 석탄 등 저원가 발전의 초과수익을 억제하고, 한전과 발전 자회사 간 재무 불균형을 맞추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가 3년 만에 정산조정계수를 대폭 상향한 이유는 연료비 하락 때문이다. 지난해 말 산정했던 연료 비용보다 이번 1분기 연료 비용이 낮아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예상된 연료비보다 이번 1분기 산정된 연료비가 낮아지면서 정산조정계수를 보정했다"며 "연료비가 낮아지면서 자회사들과의 손익 분배 등 한전 그룹 전체 수익을 산정했다. 한전의 전기판매수익과 연료비 변동현황 등 시장 상황을 반영해서 보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톤(t)당 300달러 선을 훌쩍 넘기다가 올해 3월 들어 20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유연탄(호주산 기준) 가격은 지난해 12월 8일 톤당 333.15달러에서 올해 3월 29일 톤당 244.75달러까지 하락했다.

한전의 연료비가 감소한 반면 전기판매수익은 크게 늘었다. 2022년 한전의 구입전력비는 93조원 규모였지만 지난해 82조원으로 11조원 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전기판매수익은 2022년 67조원에서 지난해 84조원으로 약 17조원 증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환율 급등 영향으로 정산조정계수가 다시 조정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중동 리스크와 미국 금리 인하 기대 축소로 인해 달러당 1400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산조정계수 제도가 시장원리에 어긋난다며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원칙적으로 정산조정계수는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 제도다. 정책성 때문에 도입됐지만 가능한 빨리 폐지돼야 한다"며 "석탄 화력 발전기나 LNG는 시장가격이 적용돼야 하고, 원전은 정부승인차액계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전이 202조원에 달하는 누적부채를 해소하는 기간 동안에는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해야 하겠지만 적자 해소 후에는 정산조정계수는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산조정계수는 한전과 발전사의 수익과 직결되고 있다. 결국 돌아가면서 수익을 많이 낼 수 없는 구조"라며 "정산조정계수라는 제도는 사라져야 하는 것이 맞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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