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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사과값, 금리로 잡을 수 있는 문제 아냐”

한은 총재 “사과값, 금리로 잡을 수 있는 문제 아냐”

기사승인 2024. 04. 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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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영향 때문인데 통화정책으로 해결 안돼…농산물 수입 등 구조적 문제 고민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치 수렴 확신들때까지 긴축 기조 유지해야"
20240412_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_사진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사과 등 농산물 가격 상승에 대해 "금리로 잡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이 아닌 농산물 수입 등을 통해 근본적으로 문제 해결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보다 높아질 경우 하반기 금리 인하도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농산물 등 물가 수준이 높은 것은 통화정책이나 재정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금과 같은 정책을 계속할지, 농산물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과 유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 지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한 두달은 헤드라인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이는지 지켜보겠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농산물 가격, 사과 가격이 오르면 서민 생활에 영향을 주고 정부가 나서서 보조금도 주고 물가 안정 노력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 "금리로 잡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은행이 곤혹스러운 점은 농산물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기후변화 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재배면적 늘리고 재정을 쓴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근본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때"라며 "지금같은 정책을 계속 수립할 것인지, 아니면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구조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통위원들의 3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도 갈렸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여섯 분 중 다섯분은 3개월 뒤에도 금리 유지가 적절하다고 했고, 한 분은 3.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다섯 분은 근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목표 수준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때까지 긴축 기조를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저를 포함한 금통위원들은 지금 상황에서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유가 등이 안정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측대로 연말까지 2.3% 로 둔화된다면 금통위원 전체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반면 기존 예상 경로인 2.3% 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은이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는 표현보다는 지금 깜빡이를 켤까 말까 고민하는 중이라고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한은도 반드시 미국을 따라가는게 아니라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환율 영향 등 국내 요인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지난해보다 커졌다"고 밝혔다. 미국의 피벗 시그널보다 국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고려가 더 크기 때문에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하거나 뒤에 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해선 "현재 환율은 원화 절하가 아닌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특정 레벨의 한율을 타깃하진 않지만 주변국 영향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 환율이 과도한 변동을 보이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환율을 안정시킬 여력이 있고 방법도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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