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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원, 50년만에 낙태권 보장 판결 뒤집기 초읽기...미 사회 발칵

미 대법원, 50년만에 낙태권 보장 판결 뒤집기 초읽기...미 사회 발칵

기사승인 2022. 05. 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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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대법원, 낙태권 보장 '로 대 웨이드' 판례 뒤집기 초안 보도
보수 성향 5명 낙태권 보장 뒤집기 찬성
바이든 대통령 "뒤집혀선 안돼"...해리스 부통령 "여성, 싸울 시점"
Supreme Court Abortion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례를 뒤집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에 반대하는 미국 시민들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대법원 인근에서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미국 사회가 낙태권 문제로 양분됐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례를 뒤집기로 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판결문 초안을 입수해 2일(현지시간) 보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로 대 웨이드’ 판례 뒤집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3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을 지명, 연방대법원 이념 지형이 보수 6명·진보 3명으로 되면서 예견된 것이다.

보수 성향의 사무엘 엘리토 대법관이 작성한 초안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터무니없이 잘못됐다며 이를 뒤집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다른 보수 성향 대법관 4명이 동조해 통과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 성향이지만 균형추 역할을 해온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동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Supreme Court Abortion
낙태권 옹호 미국 시민들이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례 뒤집기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시민들이 보수 성향 대법관 6명의 사진을 들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초안이 현실화하면 1973년 임신 24주 전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내린 연방대법원이 이를 49년 만에 뒤집는 것이 된다. 초안이긴 하지만 판결문이 사전에 유출된 것은 현대 사법 사상 초유의 사태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3일 “이번 일은 법원과 직원에 대한 모욕이자 신뢰를 손상하는 극악무도한 일”이라며 조사를 지시했다.

이번 유출은 여러 정황을 감안하면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기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개인이나 단체가 여론전을 위해 감행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로버츠 대법원장은 유출된 초안이 진본임을 확인하면서도 초안이 대법관의 최종 입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Supreme Court Abortion
낙태권 옹호 미국 시민들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대법원 앞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례를 뒤집기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이번 보도는 정치권의 논란으로 번졌다. 이 문제는 11월 중간선거 때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3일 성명을 내고 “법의 기본적 공평함과 안정성 측면에서 뒤집혀서는 안 된다”면서 유권자들이 중간선거에서 낙태권을 옹호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미 전역의 주에서 공화당 입법권자들이 여성에 반해 법의 사용을 무기화한다”며 여성들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울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연방 차원의 낙태권 보장 입법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민주당(친민주 포함)·공화당 각각 50석으로 상원이 양분된 상황에서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려면 10명의 동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통과가 불가능하다.

시민단체들의 반응도 확연하게 갈렸다. 낙태권을 옹호하는 미국가족계획연맹은 성명을 내고 판결문 초안의 내용은 끔찍하고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는 대법원이 낙태권이라는 헌법적 권리를 끝내려고 준비한다는 최악의 우려를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낙태 금지를 찬성해온 미국생명연합은 “낙태 판례를 폐지하는 대법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대법원이 정치적 동기의 유출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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