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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김교현의 롯데케미칼, 투자비용 필요한데 신용등급 하락 악재

[마켓파워] 김교현의 롯데케미칼, 투자비용 필요한데 신용등급 하락 악재

기사승인 2023. 07. 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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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제공=롯데케미칼
마켓파워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이 '재무부담 경감'이란 또 다른 과제를 받게 됐다. 많은 투자자금 소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저하, 자금조달의 부담이 커졌다. 결국 수익성 개선을 통해 투자자금 이상의 현금을 창출, 차입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실적과 관련해 여전히 변수가 존재한다는 점은 김교현 부회장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12일 NICE신용평가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AA+'에서 'AA'로 하향 조정됐다. 그러면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평가했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당분간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다시 상향할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신용등급은 채권발행 등 자금조달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2800억원(7월 2000억원, 9월 800억원)으로 그리 많지 않지만 투자비용 증가로 인해 자금조달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신용등급 하락은 악재일 수밖에 없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약 4조원의 설비 및 지분투자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17년~2021년 자본적지출 규모가 연평균 1조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투자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은 2.4조원 규모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인수가 마무리됐음에도 1.9조원이 투입되는 '인도네시아 LINE(Lotte Indonesia New Ethylene) 프로젝트'가 남아있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상업 생산은 2025년 상반기 이후로 예정돼 있기에 자금소요 중 상당 부문 차입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고부가가치 제품을 위한 공동기업 등에 대한 출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고무제품(고효율 타이어용 합성고무, 에틸렌프로필렌고무)을 생산하는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에 250억원을 출자했다. 지금까지 약 6000억원 이상을 출자했지만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는 단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으며 현재 자본잠식 상태로 추가 자금이 더 투입될 수 있다.

특히 2022년 실적 부진으로 현금창출력이 저하되면서 늘어난 차입금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은 2020년 5968억원, 2021년 7643억원으로 플러스(+)를 기록하다가 2022년 -2조5970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올해 1분기 FCF는 -2893억원으로 역시 마이너스(-)였다. 일반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면 외부로부터 자금을 수혈해야하는 필요성이 커진다고 해석된다.

실제 롯데케미칼의 2021년 차입금의존도는 16%였으며 순차입금(총차입금에서 보유 현금성자산을 뺀 것)은 -8165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구조를 유지했다. 이후 순차입금은 2022년 2조6045억원으로 플러스(+) 전환됐으며 올해 3월말에는 3조3162억원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3월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26.1%로 2021년말 대비 10.1%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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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제공=롯데케미칼
김교현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4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석유화학 사업에서의 안정적 수익 창출과 수소·배터리 등 미래 신성장 사업의 확대"를 강조했다.그렇기에 갑자기 투자비용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결국 수익성 개선을 통해 투자 비용 이상의 현금흐름을 창출해야 한다.

김 부회장은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1984년 입사한 화학전문가로 2017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는 등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2021년 롯데케미칼은 연결기준 매출 18조1205억원, 영업이익 1조5356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업황이 나빠지면서 2022년 76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이칼의 합병으로 출범한 롯데케미칼의 최초 연간 영업적자였다.

김 부회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품과 사업다각화를 선택했다.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과 신사업 발굴을 통해 외부 환경에 따라 수익 불확실성이 큰 석유화학 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에 수소사업, 2차전지 소재, 리사이클 등으로 영업확장에 나섰다.

올해 1분기 역시 영업손실은 262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2분기의 경우 석유화학 업황의 반등 조짐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연결기준 편입효과로 흑자전환이 전망되지만 투자부담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에프엔가이드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47억원이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핵심 시장인 중국의 내수 위주 경기 회복 및 석유화학 자급률 상승으로 인해 리오프닝 이후 수요 회복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지 않는 점, 내년까지 주요 제품의 생산능력(CAPA) 증설이 수요 증가분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보면 과거 대비 낮은 이익창출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오윤재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이익창출력의 점진적 개선 전망에도 당분간 자금 순유출 기조가 지속되며 차입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화학업계가 바닥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는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배터리소재나 수소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가면서 사업 진행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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