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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워치] 밸류업 올라탄 ‘원 메리츠’… 1년 반 만에 시총 20兆 ‘눈앞’

[스톡워치] 밸류업 올라탄 ‘원 메리츠’… 1년 반 만에 시총 20兆 ‘눈앞’

기사승인 2024. 10. 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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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시총 순위 4위→3위 상승
밸류업 지수 편입 등 기업가치 제고
계열사 메리츠證 실적 개선 과제 안아
메리츠금융지주가 자회사를 합병하고 '원 메리츠'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지 1년 반 만에 시가총액 2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요 자회사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려 했던 2022년 말만 하더라도 시총이 3조4000억원에 불과했던 것이 2년 만에 몸집을 6배로 불린 것이다. 특히 원 메리츠 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한 지난해 4월 이후 금융지주 시총 순위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올랐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주가도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해 초 5만원대 후반이었던 주가는 밸류업 발표 이후 급등했고, 지난달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면서 또 한 번 주가는 10% 넘게 뛰었다.

이 같은 결실은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본인의 지분을 줄이는 결단을 내리며 주주친화적 행보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은 자신의 지분율을 75.81%에서 51.25%까지 낮추는 희생(?)을 감수했다. 여기에 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하는 등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주주환원책을 강화한 것도 적중했다. 즉 조 회장이 자신의 지배력을 줄이면서까지 기업가치 제고에 속도를 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계열사들의 실적 회복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부진했던 메리츠증권의 실적 개선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전날 10만3700원에 마감했다. 올 초 5만원대 후반이었던 주가가 상승하며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시총 역시 14일 기준 19조7777억원으로 20조원 터치를 앞두고 있다. 원 메리츠 체제를 발표했던 2022년 11월 시총은 3조4000억원에 그쳤다. 당시 증권가에서 예측한 기업가치도 약 8조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시총은 6배로 성장했다.

특히 원 메리츠 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전, 메리츠 시총 순위는 4위였지만 현재 KB금융(약 38조원), 신한지주(약 29조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시총 증가세도 메리츠가 가장 가파르다. 이 기간 메리츠의 시총 증가율은 109.4%에 달해 KB금융(92.7%), 신한지주(61.5%), 하나금융(48.9%), 우리금융(44.6%)보다 높다.

이처럼 빠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자신의 지분 축소를 감수하면서까지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실은 덕분이다.

조 회장은 2022년 11월 상장 자회사였던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 이듬해 4월 본격 단행했다. 이는 메리츠금융만이 단일 상장사로 남는 지배구조다. 복수의 상장사는 계열사 간 소통이나 의사결정 과정에 제약이 있지만, 단일 상장사는 그룹 전반의 재무 유연성을 키울 수 있어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게 조 회장이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 지분율은 75.81%에서 올 상반기 기준 51.25%까지 낮췄다. 국내 주식시장이 쪼개기 또는 문어발식으로 상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를 역행하는 파격 행보였던 셈이다.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조 회장은 메리츠 통합을 선포하면서 연간 순이익의 50%를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에 사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주주환원율 51.2%에 이어 올해도 50% 이상을 목표로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과 지난달에 각각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행보는 조 회장의 주식보유 가치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원 메리츠를 공식 출범시키기 전 조 회장의 주식보유 지분 가치는 약 5조원에 불과했지만 1년 반 만에 가치는 128%나 뛰었다. 다시 말해 조 회장의 주주가치 제고 행보가 기업가치 상승은 물론 오너의 지분가치도 올렸다는 얘기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도 한몫했다. 메리츠는 상장 금융지주사로는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지난 7월 발표했다. 이후 주가는 크게 올랐고, 지난달 밸류업 지수 편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10.67% 껑충 뛰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메리츠의 목표주가를 11만원까지 상향조정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부합하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주가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제도 없지 않다. 지난해 아쉬운 성적을 낸 메리츠증권의 실적 회복이다. 회사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4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 감소했다. 하반기 부동산 PF에 따른 평가손실 이슈가 여전한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리테일 수익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풀어야 할 부분이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효율적인 자본 배치와 투명한 주주환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본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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