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건국대 마스코트 ‘건구스’ 학대 사건 이후…건국대 학생들 “동물학대 처벌 강화해야”

건국대 마스코트 ‘건구스’ 학대 사건 이후…건국대 학생들 “동물학대 처벌 강화해야”

기사승인 2024. 07. 14. 15:0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총장보다 유명' 건구스, 지난 4월 학대 당해
60대 남성 검찰 송치…건국대 학생 등 분노
대법원 동물학대 양형신설에 '처벌 강화' 목소리
14일 건국대 호수 시민
14일 오전 10시께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일감호숫가에서 한 시민이 건국대 거위로 유명한 '건구스' 2마리를 바라보고 있다. /반영윤 기자
14일 오전 10시께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일감호수. 호숫가를 거니는 거위 두 마리 주위로 시민들이 몰려 들었다. 시민들은 도심 속 거위의 모습이 신기한 듯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 버튼을 연신 누르며 감탄했다. 이 거위들은 건국대학교의 마스코트 격인 건구스로 시민과 학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건국대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박준건씨(18)는 "건대생들 사이에서 건구스는 총장보다 유명하다"고 했다.

건국대 구성원들의 사랑을 받는 건구스는 최근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2개월 전 60대 남성 A씨가 건구스를 때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거위와 장난을 치던 도중 거위가 본인을 공격해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건국대 구성원들과 시민들은 분노했다. 매일 러닝을 뛰며 건구스를 자주 마주친다는 박준건씨는 지난 4월 건구스 학대 사건에 대해 "사건 이후 건구스 몸에 상처가 보여 가슴이 미어졌다"며 "건구스에 호통을 치고 모자를 강하게 휘두르던 할아버지를 기억한다. 그 할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다시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동물보호법 위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구스 학대 사건 이후 건국대를 비롯해 이곳 주변에 사는 이들 모두 동물을 상대로 한 범죄의 형량이 높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동물보호법 위반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향후 처벌 수위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감호수에서 만난 문모씨(32)는 "동물보호법이 이름 그대로 동물을 보호하려면 형량도 무거워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렇게 귀여운 친구(건구스)를 보호해야 하는 게 동물보호법이다. 우리가 동물을 보며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만큼 동물들도 인간과 더불어 살며 편안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14일 건국대 건구스
건국대 거위로 유명한 '건구스' 한 마리가 취재 기자의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이 거위는 지난 4월 60대 남성으로부터 학대를 당해 한동안 모습을 감추었다가 3주 뒤 경계를 풀고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반영윤 기자
건국대 공과대학에서 2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친 김모 교수도 "동물을 사랑하는 사회는 선진국 트렌드"라며 "동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분위기를 반영하는 법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부임한 첫해부터 일감호수에서 거위 무리를 봤다"며 "구성이 바뀌었을 뿐 거위들이 일감호수의 주민이고 오히려 우리가 뜨내기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 단체들은 동물학대 범죄 양형기준 신설을 환영하면서도 대법원이 동물을 상대로 한 흉악 범죄 처벌 수위를 높게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죄질이 나쁜 동물 학대 범죄를 강하게 처벌하게끔 하는 방향으로 대법원이 동물보호법 위반 양형기준 신설을 했으면 한다"며 "동물들이 정해진 생물 여건 그대로 살아가도록 건구스 학대 같은 위해는 물론 인간의 개입 자체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편 건국대는 건구스 학대 사건 이후 학교 차원에서 건구스 지키기에 나섰다. 건국대 관계자는 "일감호 주변 동물보호 표지판을 설치하고 관련 순찰 활동을 강화하는 조치를 했다"며 "건구스가 일감호 호수에서 건국대 구성원과 더불어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