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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 액션에 로맨스ㆍ코미디 양념...밍밍하게 따로노네

[시네마산책] 액션에 로맨스ㆍ코미디 양념...밍밍하게 따로노네

기사승인 2024. 04. 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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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턴트맨'
'데드풀' 스턴트맨 출신 감독 연출
007ㆍ록키 등 어설픈 재현에 갸우뚱
'육백만불의 사나이' 배우 깜짝 등장
스턴트맨
1일 개봉하는 '스턴트맨'은 스턴트맨의, 스턴트맨을 위한, 스턴트맨에 의한 영화다./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연출자의 의도가 분명하게 느껴지는 영화는 질적 완성도를 따지기 어렵다. 짜장면 전문이라고 스스로 널리 못박은 중국집 주장방에게 짬뽕은 왜 제대로 못 만드냐고 타박할 순 없는 노릇, 1일 개봉하는 '스턴트맨'이 그렇다.

일급 스턴트맨 콜트(라이언 고슬링)는 여자친구 조디(에밀리 블런트)가 스태프로 일하는 촬영장에서 사고를 당한다. 사고 직후 왠지 모를 부끄러움에 조디와 연락을 끊고 '잠수 이별'한 콜트는 주차장 관리 요원으로 살아가던 중, 제작자 게일(한나 웨딩햄)로부터 조디가 감독으로 데뷔하는 영화 촬영장에서 사라진 사고뭉치 톱스타 톰(애런 테일러 존슨)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톰의 스턴트 대역을 도맡아 하던 콜트는 "조디가 널 그리워하고 있다"는 게일의 꼬드김에 현장 복귀를 결심하고 촬영지인 호주로 간다. 그러나 게일의 귀띔과 달리 조디는 냉랭하기만 하고, 행방불명된 톰의 숙소에서 시체를 발견한 콜트는 급기야 살인 용의자로 내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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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과 로맨스, 코미디 등 모든 장르의 연기에 능한 라이언 고슬링(왼쪽)과 에밀리 블런트가 영화 '스턴트맨'의 남녀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춘다./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전작 '분노의 질주: 홉스&쇼' '데드풀 2' '불릿 트레인' 등으로 익숙한 스턴트맨 출신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 자신의 장기를 모두 발휘해 예전 동료들에게 바치는, 유쾌하고 통쾌한 헌시같은 작품이다. 그렇다고 2시간 6분의 러닝타임을 주구장창 액션으로만 채울 순 없는 법, 그래서 로맨스와 코미디를 양념으로 얹고, 모든 장르의 연기에 두루 능한 라이언 고슬링과 에밀리 블런트를 남녀 투톱으로 앞세워 액션·로맨스·코미디 세 마리 토끼를 잡고자 했다.

만듦새로만 보면 액션과 로맨스, 코미디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하고 따로 노는 탓에 평범한 수준의 범작에 그친다. 또 일종의 '메타 영화' 틀 안에서 등장인물들은 '록키' '분노의 질주' '라스트 모히칸'의 대사를 수시로 주고받으며 '007 카지노로얄'의 장면을 재현하지만, 평범한 관객들에겐 재미도 의미도 없는 말장난과 몸개그다.

그러나 1980년대 청룽(성룡)의 전성기 대표작들처럼 다양한 스턴트 장면으로 액션 본연의 쾌감을 극대화하는데 올인하는 영화를 대상으로 이 같은 단점을 지적하는 것은 쓸데없는 시비 걸기다. 즉 감독이 지향하는 목표가 명확하므로 관람료가 그런대로 아깝지는 않은, 킬링타임용 오락물로서의 만족도는 꽤 높다는 얘기다.

한편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라면 깜짝 반가워할 법한 '원조' 슈퍼 히어로가 엔딩에 잠깐 얼굴을 비춘다. '육백만불의 사나이' 리 메이저스다. 팔순인 메이저스는 1980년부터 6년간 미국 안방극장에서 방영됐던 '스턴트맨'의 주연으로도 활약했는데, 이 드라마가 바로 영화의 원작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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