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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국제결혼 늘자…‘국적 먹튀’ 피해도 잇따라

[아투포커스] 국제결혼 늘자…‘국적 먹튀’ 피해도 잇따라

기사승인 2024. 04. 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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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혼인 건수 1년 새 3000건 증가
'먹튀' 피해 집계 조차 없어…대응책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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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
아투포커스
#지난달 15일 국제결혼 후 한국어를 공부한다는 핑계로 국내에 입국하지 않고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1000만원 넘게 뜯어낸 베트남 여성이 사기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조사 결과 이 여성은 국내에 입국한 뒤 가출해 돈을 벌 생각이었고, B씨와 부부생활을 할 뜻은 없었다.

#지난해 10월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은 함께 산 지 불과 엿새 만에 집을 나갔다. 남성이 결혼을 위해 들인 비용만 3000만원이었다. 이 여성도 결혼 후 국내에 입국해 가출한 뒤 돈을 벌 목적이었다. 남편은 여성을 찾기 위해 결혼중개업체에 문의했지만 업체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일부 국가 여성들이 한국에 입국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제결혼이 사용된 이른바 '국적 먹튀'가 성행하고 있지만 뾰족한 구제책이 없어 피해자만 늘고 있다.

16일 통계청의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3700건으로 전년(2022년) 대비 2000건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2년 전체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후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혼인 건수가 늘어난 건 2011년 0.9% 증가한 이후 12년 만이다.

이 중 내국인과 외국인의 혼인 건수가 1만6700건에서 1만9700건으로 3000건이 늘어난 것이 전체 혼인 건수 증가를 견인했다. 내국인간 혼인 건수는 17만5000건에서 17만4000건으로 전년 대비 1000건 줄었다. 2010년(10.5%)에 이어 13년 만에 10%를 넘어섰다. 국제결혼 커플은 한국 남자-외국 여자의 비율이 74.6%였고, 한국 여자-외국 남자 비중은 25.4%였다.

외국인 아내 국적은 베트남(33.5%), 중국(18.1%), 태국(13.7%) 순으로 많았다. 외국인 남편 국적은 미국(27.7%), 중국(18.4%), 베트남(15.8%)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혼인 커플 중 외국인 커플의 비중은 10.2%에 달할 정도로 다문화 부부가 늘어나면서 혼인 빙자 '국적 먹튀' 피해도 늘고 있다. 온라인 상에는 결혼 직후 외국 여성이 가출을 했다거나 국적 취득 후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는 등의 사연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현행법상 결혼 이주 여성은 한국 남성과 2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하면 한국 국적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적을 취득하면 국내에서 직장을 구하고 안정적으로 장기간 일하는데 용이하다.

하지만 정부나 수사당국에서 별도의 피해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응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결혼 사기피해에 대한 공식적인 집계가 없어 정부나 관련 당국이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결혼 정보업체 말만 믿고 (배우자를)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개인의 선택도 존중하는 한편, 외교부나 여성가족부 등과 같은 정부기구들이 협의체를 만들어 사전에 '국적 먹튀' 등 내국인의 피해를 방지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국적 먹튀' 등 외국인 들의 혼인빙자 사기에 대해 금전적 피해 시 사기사건으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스캠처럼 전기 통신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며 "결혼을 매개로 누군가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면 일반적인 사기 사건으로 보고 신고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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