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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서 좋은 일자리가 사라진다…비정규직 증가로 복수 취업자 증가

호주서 좋은 일자리가 사라진다…비정규직 증가로 복수 취업자 증가

기사승인 2024. 04. 0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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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비정규
호주 실업률은 2월 역대 최저에 가까웠지만 일자리 중 상당수는 시간제 비정규직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월 호주 실업률이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한 3.7%에 그치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시점을 시장의 기대보다 늦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호주 스카이 뉴스는 2일(현지시간) 2월 실업자 수는 전월보다 5만2000명 감소했지만 신규 취업자는 무려 11만6000명이나 늘면서 실업률이 46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신규 일자리 증가폭이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면서 호주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통계청의 고용 데이터가 노동시장의 취약성을 과소평가하고 중앙은행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비판도 터져 나왔다. 고용 조건과 임금이 이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나빠지면서 많은 근로자가 지출을 줄이거나 부족한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부업을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평균 '근로자 가구'의 생활비는 16.7% 상승했지만, 임금 물가지수로 측정한 평균임금은 같은 기간 7.7% 상승에 그쳤다. 한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진 사람 역시 2021년 이후 증가해 현재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업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하는 근로자 대부분은 20세에서 24세 사이의 젊은이들이었으며, 남성보다 여성의 수가 많았다.

여러 직업을 가진 젊은이가 증가하는 이유로 정규직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이 꼽혔다. 복수 직업 보유자의 64%가 주당 40시간의 근로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불완전 고용 상태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규직 일자리는 줄고 불완전 고용은 늘어날 것이라면서 향후 몇 년 동안 복수 일자리 보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업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고용주에 대한 임금상승 압박은 약해졌다. 취업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채용공고당 지원 건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약 50%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숙련된 고급 기술인력 공급은 수요에 크게 못미치면서 기업 생산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고용의 질이 나빠지는 가운데 낮은 실업률이 소비지출 여력을 늘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경제학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고용 수치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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