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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끝나지 않는 의료대란…의대 교수 사직에 불안한 환자들

[의료대란] 끝나지 않는 의료대란…의대 교수 사직에 불안한 환자들

기사승인 2024. 03. 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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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 사직서 제출 러시…피로누적 겹쳐 한계
환자 사망했지만…정부 "집단 사직과 관련 없다"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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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 교수들의 '무더기 사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내원객이 머리를 의자에 기대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빅5 병원을 포함한 의대 교수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어 의정 갈등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이런 상황에 환자들만 가슴을 졸인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25일 이은직 의대 학장 앞으로 사직서 629부를 일괄 제출했다. 이로 인해 지역별 연세대 의대 교수 1000여명 중 60% 이상이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른바 빅5(서울대·삼성서울·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 병원에서도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대와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울산대 의대 교수들은 이미 사직서를 냈고, 삼성서울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성균관대와 서울성모병원이 수련병원인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도 이날 사직서를 일괄 제출한다.

전남대 의대에서는 총정원 283명 중 92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충북대 의대·병원에서는 최소 60명 이상이 사직서를 냈다. 아주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도 지난 25일부터 의대 교수 400여명을 대상으로 사직서를 받고 있다. 건양대병원은 전체 교수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직서 제출과는 별개로 전공의들이 떠난 뒤 교수들은 한 달이 넘도록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의 잇단 피로 누적 호소에 병원에선 수술과 외래 진료까지 줄였지만 사직까지 막진 못했다.

충북대병원의 한 정형외과 의사는 "무릎 수술을 담당하고 있는데 전공의가 없어 이번 달에 수술을 한 건도 못 했다"며 "앞으로 해야 할 환자 수술도 두 달이나 미뤘고 신규 외래 환자도 막은 지 이미 오래"라고 상황을 전했다.

김대중 아주대 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종합병원이 그나마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해주면서 (의료 현장이) 균형을 찾아가는 것 같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며 "상급종합병원 교수들이 지치고 힘들어서 외래를 줄이고 있고 사직서를 하나 둘 내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최근 부산에서는 90대 노인이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진료를 받지 못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이 노인은 복통으로 부산의 한 공공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심근경색 판정이 내려져 부산의 한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진료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고 이내 심장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수소문하다 울산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다만 정부는 이 환자의 사망과 의사들의 집단 사직과는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전은정 중앙사고수습본부 즉각대응팀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부산 대학병원이 전화로 전원을 요청한 건 수용이 불가능했던 것이지, 환자를 거부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부산 대학병원의 전문의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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