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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분석] 메리츠증권, 채권인수·주선 수익 급감…IB 경쟁력 약화

[하우스분석] 메리츠증권, 채권인수·주선 수익 급감…IB 경쟁력 약화

기사승인 2021. 11.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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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주선 수수료 수익 1년 새 절반가량↓
106억8900만원→52억6800만원으로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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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의 채권 인수·주선 부문 수익이 1년 새 절반가량 줄었다. 특히 채권자본시장(DCM)와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의 실적이 모두 크게 감소했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IB 부문을 주요 수익원으로 키우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메리츠증권의 IB 부문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올해 1~3분기 기준 채권 인수 수수료는 52억6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6억8900만원 대비 50.7%(54억2100만원) 감소한 규모다. 이 회사의 채권 인수수수료 수익이 3분기까지 100억원을 넘지 못한 건 8년 만이다. 채권 인수·주선 수수료는 회사채, 국채 등 DCM과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 ECM에서 거둔 수익을 의미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4년 1~3분기 73억원 규모의 인수수수료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국공채·특수채 인수 실적이 2조166억9600만원으로 4억2000만원 규모의 수수료가 발생했고, 회사채와 기업어음에서 각각 19억2300만원과 49억57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이후 △2015년 215억원 △2016년 211억100만원 △2017년 112억7000만원 △2018년 207억1400만원 △2019년 103억700만원 등의 실적을 냈다.

◇DCM·CP·회사채 등 감소

올해 메리츠증권의 채권 인수 수익성 악화를 이끈 건 DCM 부문, 특히 그 중에서도 기업어음(CP) 부문의 감소 때문이다. 3분기까지 메리츠증권의 CP 인수실적은 14조81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조2454억원보다 43.5%(11조4263억원) 감소했다. 이에 CP 인수 수수료도 18억6700만원에서 9억6200만원으로 줄었다.

수수료 수익이 가장 크게 줄어든 건 회사채다. 이 기간 회사채 인수 실적은 6조638억원으로 4조6148억원 규모이던 지난해 대비 개선됐지만, 수수료 수익은 56억4500만원에서 36억8700만원으로 34.7%(19억5800만원)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메리츠증권의 국공채·특수채 인수 실적도 2조1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8773억원 대비 25.7%(7421억원) 줄었다. 이 기간 동안 수수료 수익은 7억7700만원에서 6억1900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타사 대비 인수수수료 ‘뚝’
메리츠증권은 주식자본시장(ECM) 쪽에서 사실상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단 한 건의 IPO도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KB증권과 함께 1600억원 규모의 제이알글로벌리츠 상장을 주선하면서 24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둔 것과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ECM 부분에 힘을 주지 않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미 많은 증권사들이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ECM 부문에서 비교우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대신 트레이딩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이 부문 수익은 올 1~3분기 1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늘었다. 절대수익, 이벤트 드리븐 전략 등 주식 운용에서 성과를 낸 영향이다. 아울러 지난해 3분기 7673억원에 그쳤던 파생결합증권(ELS) 발행액도 올 3분기 1조2668억원으로 커졌다.

메리츠증권의 이 같은 행보는 다른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 극대화 전략과 결을 달리한다. 주요 증권사들은 대형 IPO에 적극 나서며 인수·주선 수수료 부문에서 대규모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아울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과 같은 새 상품이 각광받는 상황에서, DCM 분야에서 힘을 잃을 경우 타사 대비 경쟁력이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 증권사의 인수실적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485억8100만원의 인수 수수료를 거둔 미래에셋증권은 올 1~3분기 979억2600만원으로 늘렸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684억300만→869억1900만원) △한국투자증권(646억1200만원→960억1900만원) △삼성증권(495억8200만원→758억6900만원) △KB증권(784억8500만원→1011억5600만원) 등도 수익을 크게 높였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1~3분기 별도기준 IB부문 순영업수익은 1367억원으로 전년 동기 685억원에 비해 100% 가까이 증가했다”라며 “트레이딩 부서와 리테일쪽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ECM과 DCM에 중점을 두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인수금융, 대체투자 등 기업금융 부문의 영토를 확장했다”며 “연평균환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6.0%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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