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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분석]벤처에서 미래 산업 전환 中企까지…윤종원 기업은행장 “글로벌 유니콘 키운다”

[금융사분석]벤처에서 미래 산업 전환 中企까지…윤종원 기업은행장 “글로벌 유니콘 키운다”

기사승인 2022. 06. 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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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銀, 사업재편기업 투자 위해 블라인드 펀드 설립
시장성·성장 잠재력 등 고려…기업 자산 규모는 무관
윤 행장 취임 후 모험자본 1조3000억원 이미 공급
정책금융 강화에 지분 투자·M&A로 수익성까지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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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친환경·디지털 등 미래 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중소·중견기업까지 모험자본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당초 기업은행은 벤처기업을 대상으로만 모험자본을 지원해왔는데, 새로 설립한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서도 투자 대상의 50% 이상을 중소기업으로 선정하며 이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중견급 기업이 투자 대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중견기업이 미래혁신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 역할을 더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이에 더해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기업에 지분을 투자해 미래 수익을 창출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중견급’ 기업에도 모험자본 지원…성장 잠재력·혁신 등 고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4월 22일 이사회에서 ‘IBK-키움 사업재편 사모펀드투자합자회사’ 설립 및 출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키움프라이빗에쿼티와 블라인드 펀드를 설립하는 내용이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 놓지 않은 상태에서 펀드를 설정하고 우량 투자 대상이 확보되면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말한다.

투자 규모는 1450억원으로, 기존 사업을 혁신하거나 새로운 사회·경제적 가치가 있는 중소·중견기업이라면 창업 시기·기업 규모 등과 관계없이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기업은행이 펀드 조성으로 중견급 기업에 모험자본을 지원하는 첫 사례다. 그동안은 창업 초기의 벤처기업이 주요 지원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시장성, 파급효과, 성장 잠재력, 국민경제 발전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또한 100% 국내 매출처를 보유한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 등 과잉공급 해소를 위해 사업을 재편하려는 중소기업도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연기관차 사업에서 전기차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기업과 글로벌 진출·설비투자 등 성장자금을 필요로 하는 우량 중소기업 등도 대상 기업에 해당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책금융 전문가’ 윤 행장, 국책은행 역할 강화에 수익성도 챙긴다
윤 행장은 2020년 초 정부 관료 출신의 장점과 경험을 살려 ‘정책금융 강화’를 이끌 적임자로 기대받으며 기업은행장에 오른 인물이다. 행정고시 27기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청와대 경제수석 등 요직을 거쳤기 때문이다.

이에 윤 행장은 “모험 자본 공급을 통해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이 글로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구체적으로 2020년부터 3년간 1조5000억원의 모험자본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2020년(3307억원)과 지난해(6536억원)에만 1조원가량을 지원했고, 올해도 5월까지 3755억원을 공급했다. 윤 행장이 취임한 이후 창업 3년 이내 초기기업에 대한 직접투자 비중(직전 2개년 집계)은 7.3%에서 29.3%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펀드 설립은 ‘1조5000억원 공급’ 목표에 포함되지 않는 별개의 투자로 진행된다. 기업은행은 우량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선정한 뒤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가치 증대 후에는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도 추진하며 투자금액을 회수할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장 우선적으로 정책금융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모험자본 지원을 확대하게 된 것”이라며 “이에 더해 우량기업 투자로 부가적인 수익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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