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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바람 잘 날 없는 아시아나, 고환율發 완전자본잠식 우려에 비상

[마켓파워]바람 잘 날 없는 아시아나, 고환율發 완전자본잠식 우려에 비상

기사승인 2022. 10. 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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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에만 환손실 3500억 예상
재무구조 악화 속 주가도 하락
"채권단 지원 땐 극적회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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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고환율 직격탄을 맞고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올 상반기 말 45%의 자본잠식률을 기록한 상태인데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이번 3분기에만 3500억원 규모의 외화환산손실이 예상되면서다. 완전자본잠식 비상등이 켜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도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자본잠식률 45%로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자본금은 3721억원, 자본총계는 2047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본잠식이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말하는데, 완전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총계는 5211억원으로, 자본금을 상회했다.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자본 잠식 상태는 아니었던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가 급격하게 악화된 건 고환율 여파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환차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 등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환율이 높아질 경우 환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선 환율이 10원 오르면 아시아나항공은 284억원 규모의 외화환산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외화환산손실 규모는 416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2분기에만 3115억원의 환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3분기 외화환산손실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점이다. 3분기 환율이 2분기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6월 말 1301.5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9월 말 1439원까지 올랐다. 약 11%가량 환율이 오른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외화환산손실 규모는 35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회사채 등 만기 도래하는 채권도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장 11월 9일까지 257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중 잔액 317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영구채 이자 약 732억원을 지급해야 하고, 54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업계에서는 악재가 겹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3분기에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실상 자본잠식에 거의 진입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도 시장의 우려요인으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20년 말 1171.5%에서 지난해 말 2410.6%, 올해 상반기 말 6544.6%로 올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심사가 지연되는 사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41% 떨어진 1만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에는 1만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내년 3월 말까지 제출하는 2022년 사업보고서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는 상장사는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다만 상장폐지 심사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기업심사위원회와 기업의 이의 신청,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친 후 상장폐지가 결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더라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지원이 이뤄지게 되면 상장폐지 요건에서 벗어날 수 있어 극적 회생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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