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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앞둔 3·4세, 지렛대는] 이사회 합류로 입지 강화…“지분 추가확보·새 먹거리 숙제”

[승계 앞둔 3·4세, 지렛대는] 이사회 합류로 입지 강화…“지분 추가확보·새 먹거리 숙제”

기사승인 2022. 10.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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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유력한 박준경 금호석화 부사장
자사주 소각 결의로 책임경영 의지
NB라텍스 증산 후 호실적…역량 인정
사촌 박철완 전 상무와 경영권 분쟁 해결 필요
신성장동력 발굴…경영능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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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장남 박준경 부사장(영업본부장)이 올해 하반기부터 금호석유화학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후계자'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사촌인 박철완 전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을 완전히 끝내기 위한 지배력 강화나 실적 개선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박 부사장이 지난 7월 금호석화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그룹 내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박 회장이 지난해 5월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오너일가는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었으나, 이번 박 부사장의 합류로 책임경영 체제가 확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박 부사장은 사내이사로서의 첫 행보로 '자사주 소각'을 결의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그룹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현재 사촌인 박 전 상무와 경영권 분쟁중인 만큼 주주들에게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호석화 측은 자사주 소각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 가치로 삼은 박 부사장이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정책을 완성하는 역할로 이사회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박 부사장은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2007년 금호타이어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금호석화에 합류한 뒤에는 줄곧 영업부문에 몸담았다.

임원진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박 부사장은 박 회장과 비슷한 온화한 성품으로 알려져있다. 대외 행보 보다는 임직원들과의 스킨십을 중요시하는 편이라는 설명이다. 또 통계학과 출신의 아버지를 본받아 꼼꼼하고 세심한 경영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영업본부장으로 재직하며 매출액 8조4618억원, 영업이익 2조4068억원이라는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호실적을 이끈 '효자' NB라텍스에 박 부사장이 적극적으로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이 임원들에게 NB라텍스 증산을 직접 설득했고, 투자를 단행한 결과 대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금호석화 이사회는 박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급변하는 시장변화에 민감한 영업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하며, 대규모 투자단행이 필요한 시점에서 박 부사장의 경험과 역량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승계 구도는 확정됐지만 과제는 산적해 있다. 일단 사촌인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 불씨가 남아있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회장의 형인 고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외아들이다. 현재 8%대 지분을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친인척의 지분까지 합치면 지분 10%를 넘는다.

박 부사장과 박찬구 회장 등의 지분이 15.42% 수준으로 우위를 점하고는 있으나,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 등 외부 투자자가 개입하면 경영권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선 지분 추가 확보가 필요한 이유다.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도 박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금호석화는 자체 성장사업 뿐 아니라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 등 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박 부사장의 동생인 박주형 전무의 역할도 중요하다. 박 전무는 다른 회사에서 5년간 관리·영업 경력을 쌓고 2015년부터 금호석화의 자금줄을 쥔 재무 담당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사업 확장에서 재무 관리가 필수적인 만큼 박 부사장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 향후 '남매경영'도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 전반이 부진하고, 코로나19 이후 사업 트렌드도 바뀌면서 수익성을 방어해내고, 새 먹거리를 찾는 것이 박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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