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의 몰락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전성기 시절에 비해 압도적으로 둔해진 몸놀림에다 결정력까지 사라진 호날두는 14년 만에 대표팀 선발 명단에서마저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다.
호날두 입장에서 더 우려되는 건 자신을 대신해 선발 기회를 잡은 곤살루 하무스(21·벤피카)의 맹활약이다. 하무스는 이날 대회 첫 해트트릭(한경기 3골)을 작성하며 거센 세대교체 압박을 가했다.
포르투갈은 6일(현지시간) 스위스와 벌인 대회 16강전에서 하무스의 해트트릭 등을 앞세워 6-1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조별리그 H조 한국전에서 골 결정력 부족으로 1-2 역전패를 당한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대승이었다. 포르투갈은 결과적으로 대회 내내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호날두를 과감하게 제외하고 젊은 하무스를 기용한 것이 주효했다.
호날두가 월드컵이나 유럽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에서 선발로 나오지 않은 것은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사실상 호날두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알린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호날두를 빼고 훨씬 생동감을 갖게 된 포르투갈 공격진은 대량 득점을 만들어내며 호날두가 없어도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냈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주전 경쟁에서 밀려 경기 감각을 잃은 호날두는 대표팀에서도 몰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모든 면에서 호날두는 전성기 때 기량이 아니었다. 심지어 전방에서 상대 수비의 오프사이드 라인에 따라 밖으로 빠져나오는 움직임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보일 정도로 노쇠함을 드러냈다. 이는 공격수가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런 점들을 간파한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은 더 이상 호날두를 고집하지 않았다. 그의 과감한 결단이 포르투갈의 16년만 월드컵 8강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약 15년간 리오넬 메시와 세계 축구를 양분했던 수퍼스타 호날두 시대가 완전히 저물고 있음을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