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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가채무로 미래가 불안한 청년들

[칼럼] 국가채무로 미래가 불안한 청년들

기사승인 2021. 10. 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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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논설심의실장)
논설심의실장
대선이 진행되는 지금이 가장 알맞은 시기다. 청년들이여 “급증한 국가채무로 미래가 불안하다”고 외치고 대선후보들에게 ‘대책’을 요구하라. 그래야 표를 얻기 위해서라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것이다. 그래야 우리 경제도 ‘국가부채 누적’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몇몇 재정학자들이 경고해왔지만 정치권과 정부가 움직일 조짐은 별로 없었지만 투표권을 가진 많은 청년들이 그렇게 외친다면 분명 달라질 것이다.

2톤에 달하는 덩치의 회색 코뿔소가 지축을 울리면서 달려올 때 큰 덩치와 굉음 때문에 누구나 코뿔소가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사전에 이를 감지하고 코뿔소가 다가온다는 징후를 경고하지만 이를 책임지고 막아야 할 이들의 무관심으로 그 위험을 간과하다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결국 감당하기 어려운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그런 ‘회색 코뿔소’ 위험의 대표적 사례가 국가부채 문제다.

고령화와 저출산 속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국가부채가 빠른 속도로 누적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위해 경제성장률을 훨씬 상회하는 소위 슈퍼예산을 짜면서 모자라는 돈을 국채를 찍어 메워왔다. 그러면서 재정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학자들의 계속되는 지적들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재정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비교적 건전하다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나 이런 대응은 ‘회색 코뿔소’를 보고도 못 본 체하는 것과 다름없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2022년 예산안 총괄분석〉 보고서에서 이런 정부의 ‘낙관적인’ 안이한 태도에 경종을 울렸다. 이 보고서에서 8대 사회보험과 관련해서 이 부분의 의무지출 확대가 ‘회색 코뿔소’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8대 사회보험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4대 공적연금과 고용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을 가리키는데 8대 사회보험의 내년도 의무지출액만 해도 90조원이 넘고 내년도에만 적자를 메우는 데 17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정부의 국채 발행 등을 통해 메워야 할 8대 사회보험의 적자폭이 시간이 갈수록 계속 커질 것이라는 데 있다. 수혜계층인 고령층은 많아지는데 그 비용을 감당해야 할 청년층은 줄어들고 있어 청년층의 부담은 점차 가중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도 청년들이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이런 재정운용에 크게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19~34세 청년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4%가 국가채무 증가가 본인의 미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그런 부정적 영향으로 세금(과 부담금) 증가, 연기금 고갈에 따른 노후 불안, 불안정한 미래로 인한 결혼과 출산 포기 등을 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부정적 영향을 짚어내고 있다.

현재 여야 정당들은 최근 청년층을 더 잘 대변하겠다면서 청년들을 영입한다는데 영입된 청년들이 더 활발하게 당내 대선 공약개발에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국가부채 누증이라는 ‘회색 코뿔소’를 경고하는 분석을 내놓고, 청년들도 문제점을 유리알처럼 들여다보고 있으니 어쩌면 우리가 남미처럼 재정이 무너지지는 않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청년들이여 “국가부채로 미래를 빼앗지 말라”고 외쳐라. 자신 세대뿐 아니라 아예 목소리를 낼 수 없지만 부담을 짊어질 자신들 이후의 세대들을 대변해서 그렇게 외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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