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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VIP 시장’ 도전장에… 고액자산가 유치 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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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9. 17. 17:56

서울 본점에 'NH로얄챔버' 개설
투자·세무·부동산 컨설팅 등 제공
연내 All100센터 100곳까지 확대
5대 은행,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시중은행들의 PB(프라이빗 뱅킹)·WM(자산관리)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NH농협은행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VIP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자산관리 공간을 신설하며 고액 자산가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 것이다. PB 센터 부재로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던 농협은행의 WM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농협은행의 가세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간 경쟁 구도가 완성되면서 고액 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한 은행들의 전략도 다변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투자자문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새로운 수수료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고, 하나은행은 시니어 브랜드와 결합한 패밀리오피스 사업을 강화하는 중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그룹 계열사 간 WM부문 시너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서울 중구 본점에 최상위 고객 전용 자산관리 공간 'NH로얄챔버'를 열었다. 이 공간은 프라이빗 상담실, 세미나룸, 라운지 등으로 구성됐으며, 15년 이상 경력의 금융투자 전문가가 상주한다. 농협은행은 이를 통해 고액 자산가 고객에게 투자자문과 세무·부동산 컨설팅 등 원스톱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NH로얄챔버를 중점으로 WM 사업에 더욱 힘을 싣는다. 후발주자인 만큼 풍부한 영업 네트워크와 고객층이라는 농협만의 강점을 극대화해 차별화 전략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산관리 특화 점포 'NH All100종합자산관리센터'를 연내 100곳까지 늘려 고객 접근성을 확대하고, WM 영업을 전문으로 수행할 인력 및 조직 구성에도 나선다. 올해 초 인가받은 금융·부동산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활용한 다양한 투자자문 서비스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자산관리 브랜드를 운영해 온 4대 은행도 차별화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골드앤와이즈 일부 센터에서 시험 운영 중인 투자자문 서비스를 향후 전국 PB 지점과 비대면 채널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홍콩 ELS(주가연계증권)사태 이후 단순 판매 수수료에 의존하는 WM 영업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투자자문을 통한 수수료 이익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룹 내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신한투자증권과의 PB 인적교류 제도 2기 참가자를 모집했다. 계열사 간 노하우를 습득해 PB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은행-증권 간 WM 협업은 다른 은행에서도 추진하고 있지만, 계열사 간 인적 교류는 드물다는 평가다. 신한은행은 신한투자증권과 함께 자산관리솔루션팀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를 출범시키는 등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계열사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최근 그룹에 편입된 증권사와 보험사를 활용해 자산관리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가입 기간이 길고 수익성이 높은 방카슈랑스를 적극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9곳인 PB센터 '투체어스' 지점을 내년 초까지 12곳으로 늘리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와 함께 고객 접점도 더욱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은 가족 단위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밀리오피스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시니어 브랜드 '하나더넥스트'와의 연계를 강화,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시니어 고객을 중심으로 늘어난 상속·세무 자문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WM 서비스 대상을 개인에서 가족으로 확장한 것이다. 여기에 장차 핵심 고객이 될 '영리치(젊은 부자)'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유언대용신탁 등 신탁 서비스와의 결합도 이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들어 시니어 자산가 증가와 퇴직연금 제도 활성화, 주가 훈풍 등으로 자산관리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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