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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해야하는데…” 주총 앞둔 OCI, 소액주주 반대에 복잡한 셈법

“지주사 전환해야하는데…” 주총 앞둔 OCI, 소액주주 반대에 복잡한 셈법

기사승인 2023. 03. 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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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2. OCI 본사 전경
OCI 본사 전경/제공=OCI
OCI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추진하는 '인적분할'이 난관에 부딪혔다. 인적분할이 주주가치를 훼손하게 될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면서다. 결국 오는 22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인적분할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OCI는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는 인적분할 안건을 상정한다.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 화학회사 'OCI'로 분리하는 것이 골자다.

이후 OCI홀딩스가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신설법인을 자회사로 편입,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회사의 주주들은 OCI홀딩스와 OCI 지분율에 따라 동일하게 분할 신설법인의 주식을 배분받게 된다. 분할 비율은 OCI 홀딩스 69%, OCI 31%다.

OCI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자회사의 성장전략과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설법인은 화학부문의 독립경영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존 화학분야의 신규 성장동력 발굴 및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회사 측은 그동안 저평가됐던 회사의 화학사업 부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OCI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이날 기준 3.49배다. PER은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작을수록 실적 대비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LG화학(14.5배), 한화솔루션(12.53배) 등 화학사들과 비교했을 때 OCI의 PER은 한참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등에 가려져 주력 화학사업이 저평가됐던 만큼,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화학사업이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인적분할이 주주가치를 훼손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오히려 이우현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지주사 전환에 따른 양도차익 과세 이연 혜택을 노린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실제 OCI가 인적분할 이후 오너일가는 신설 사업회사의 지분을 OCI홀딩스에 현물출자하면서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OCI가 최근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 '자사주의 마법' 효과를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사주를 통해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 효과를 꾀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까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주식을 현물출자할 경우 법인세 과세를 이연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OCI 소액주주 비율은 60.9%에 달한다.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인적분할이 무산될 수도 있는 셈이다. 특히 OCI의 지분 8.35%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앞서 현대백화점이 추진하던 인적분할은 국민연금의 반대로 무산됐다.

OCI는 인적분할 및 지주사 전환이 대주주의 지분율 확대를 위한 것이 아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OCI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사업 위주로 주가가 움직이다보니 회사 이익 대비 주가는 저평가되고 있었다"며 "인적분할, 지주사 전환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키우면 화학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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