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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글로벌 전기차값 ‘치킨게임’ 불붙인 테슬라의 속내

[취재후일담] 글로벌 전기차값 ‘치킨게임’ 불붙인 테슬라의 속내

기사승인 2023. 02. 0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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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준
박완준 산업부 기자
"테슬라가 글로벌 전기차 업체 중 가장 먼저 가격을 인하한 것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앞세워 경쟁 기업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함이다. 가격인하로 재무 건정성의 우위를 점하는 동시에 경쟁 업체의 최첨단 기술 도입 시기를 늦춰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불붙인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해 본격적인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자 자동차 학계 전문가들이 내놓은 진단입니다.

매년 가격 인상을 주도하면서도 전기차 시장에서 10년간 1위를 지키던 테슬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20%까지 차량 가격을 낮추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공격적인 전략에 후발 주자들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격인하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미국 포드에 이어 전기차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인 중국 업체까지 가세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쟁탈전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실제로 미국 전기차 시장 2위인 포드는 최근 중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머스탱 마하-E' 가격을 기존보다 1.2~8.8% 인하하는 새로운 가격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기업인 샤오펑도 중국 내 전기차 전 모델의 가격을 12.5% 내렸습니다.

업계는 테슬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을 대폭 낮춘 것은 발빠른 글로벌 전동화 전환 속도에 경쟁 업체의 추격이 예상보다 빨라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앞세워 재무 건전성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총이익 중에서 영업외 손익을 반영하고 법인세 비용을 뺀 1대당 판매 순이익이 9574달러(약 1200만원)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GM의 순이익 2150달러(약 270만원), 현대차의 927달러(약 110만원)보다 월등히 높은 금액으로, 자동차 업계에서 압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차별화된 차량 제조법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테슬라는 많은 인력이 필요한 부품 조립 방식이 아닌, 6000t의 힘을 가할 수 있는 기가 프레스로 앞뒤 차체를 통째로 찍어내는 '기가 캐스팅' 방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광고 비용 등을 지출하지 않은 것도 이익을 높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의 가격인하로 전기차 브랜드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은 테슬라가 가격을 낮춰 경쟁 차종의 첨단 기술 도입 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대차·기아도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여파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재고차에 대한 가격인하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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