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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네이버·쿠팡의 견제에 ‘공공의 적’된 무신사

[취재후일담] 네이버·쿠팡의 견제에 ‘공공의 적’된 무신사

기사승인 2023. 02.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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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쿠팡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명실상부한 라이벌이자 '양강'기업입니다. 가장 최근 데이터를 기준으로 네이버의 2022년 4분기 커머스 부문 거래액(GMV)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증가한 11조2000억원에 달합니다.

직매입 비중이 높은 쿠팡의 경우 2022년 3분기 매출이 6조9633억원으로 거의 7조원에 육박하죠. 지난 3일 기준 한국(코스피)과 미국(뉴욕거래소)에 각각 상장된 네이버와 쿠팡의 시가총액은 36조6650억원, 35조8551억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규모가 큰 네이버와 쿠팡조차도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카테고리가 있는데요. 바로 '패션'입니다.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이커머스 전문가들은 전문몰, 소위 '패션 버티컬' 플랫폼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통계에서도 증명됩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종합몰'의 패션 상품 거래액은 35조4037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습니다.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206조4916억원으로 10.4% 증가했는데, 종합몰의 패션 카테고리 판매액은 되려 줄어든 것이죠.

반면 같은 기간 패션 '전문몰'의 거래액은 14조4121억원으로 전년 보다 14.4% 증가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종합몰에서 옷을 덜 사고, 전문몰에서 더 많은 돈을 썼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셈이죠.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출발해 국내 10번째(2019년) '유니콘 기업'이 된 무신사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 3조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고속 성장 중인 무신사가 지난해 대외적으로 곤욕을 치른 적이 딱 2번 있었는데요. 공교롭게도 그 논란의 이면에 네이버와 쿠팡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앞서 2022년 1월 무신사는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리셀 플랫폼 크림(KREAM)과 정·가품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는데요. 당시 크림 측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으로 정·가품 구분법을 다루면서, 가품 예시 사진 속에 무신사 브랜드 텍을 떡하니 노출해 논란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공개 저격으로 무신사 측은 상당한 치명상을 입었었죠.

아울러 무신사는 지난해 12월 코미디 쇼 'SNL코리아 시즌3' 방송 도중 한 출연자가 던진 '무신사 냄새'라는 표현이 확산돼 현재까지 골치를 앓고 있는 중인데요. 'SNL코리아'는 쿠팡의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쿠팡플레이에서만 독점 제공됩니다. 이에 일부에서는 "쿠팡플레이가 OTT라서 방송법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다른 기업명을 그대로 노출하더라도 '간접광고' 제재 대상이 되지 않는 걸 노린 것 아니냐"란 분석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죠.

네이버와 쿠팡이 모두 무신사를 직·간접적으로 언급한 실제 의도와 속내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반복될 경우 '자신들이 정복하지 못한 패션 영역의 업체들을 견제한다'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오비이락(烏飛梨落)'.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는 것 역시 신중해야 합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강자라면 더더욱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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