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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말 많고 탈 많은 우리금융 회장 선임절차, 주객전도(?)

[취재후일담]말 많고 탈 많은 우리금융 회장 선임절차, 주객전도(?)

기사승인 2023. 02. 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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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앞으로 3년간 우리금융그룹의 사령탑을 맡을 주인공이 3일 결정됩니다. 지난달 4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일정을 결정하는 등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는데, 한 달여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습니다.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은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등을 이유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대해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결정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징계 원안을 결정한 지 1년 6개월만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손태승 회장의 연임이 불가하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습니다. 장고를 거듭하던 손 회장은 법적 대응과 별개로 연임을 포기했고,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우리금융 차기 회장 인선 절차는 관치금융과 낙하산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압축 후보군에 포함된 어느 인사가 최종 후보로 추천되더라도 한 동안 진통은 계속될 듯합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에서 "주인(지배주주) 없는 주요 회사의 CEO(최고경영자) 선임 절차는 투명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추위 절차와 관련) 지금 절차가 그에 비해 적절한지, 이 시간 내에 그게 가능한지 등은 판단하기 어려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우리금융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임 전 위원장에게 정부가 힘을 싣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반면 국회 정무위원회(야당)와 시민단체는 임 전 위원장의 자질이 우리금융 회장으로서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임 전 위원장이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주도했고, 이 때문에 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와 라임펀드 사태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면서 "임추위는 후보자의 자격과 자질에 대해 엄격히 검증하고 관치논란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말 많고 탈 많은 이번 우리금융 인선 과정에서 정작 우리금융 임직원들과 주주들의 입장은 외면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받은 우리금융은 23년 만에 완전민영화를 이뤘고, 과점주주 체제의 지배구조를 수립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사주조합이 10%의 지분을 보유한 1대 주주입니다.

여러 내부통제 문제를 겪은 우리금융이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절체절명의 시기입니다. 임추위는 후보의 자격과 자질에 대해 더욱 엄중히 검증하고, 우리금융의 지속성장과 미래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선임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금융산업을 선도하는 동시에 글로벌 금융그룹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우리금융의 경쟁력은 곧 인사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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