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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쇼핑 순위, 트래픽 어뷰징에 잠식…네이버, 방치”

“네이버 쇼핑 순위, 트래픽 어뷰징에 잠식…네이버, 방치”

기사승인 2023. 02. 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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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쇼핑 상위 10개 제품 중 8개 트래픽 조작"
"검색량 조작, 최근 더 만연"...트래픽 어뷰징 업체, 버젓이 광고
"네이버, 신고 채널 오픈하고도 미조치"
공정위, 트래픽 여뷰징 감시·제재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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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쇼핑 검색 데이터에서 특정 카테고리(산업용 선풍기)의 순위권 키워드를 확인해 보니, 1년 사이 검색이 전혀 없던 키워드가 최근 1~2주 사이에 급격하게 증가한 검색량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쇼핑 상위제품 10개 중 8개가 트래픽 어뷰징(검색수를 인위적으로 급증시켜 검색 순위를 올리는 조작 방법)으로 조작되는데도 네이버가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1일 네이버 쇼핑 셀러들과 트래픽 어뷰징 업체들에 대한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 쇼핑의 검색 순위 조작 규모는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증가했으며, 셀러와 트래픽 업체들 사이에서는 카테고리별 상위 20위 제품 중에 70~80%가 트래픽 조작을 통해 검색 순위를 올린 제품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네이버 쇼핑에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셀러 이지하(33·가명)씨는 "네이버 쇼핑 순위는 트래픽에 의해 잠식됐다"며 "제품별로 상위 1~20등 중에 70~80%는 트래픽 어뷰징을 사용한다. 트래픽 어뷰징을 안 하면 순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사용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라고 설명했다.

인테리어 제품을 7년째 네이버 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정순중(40·가명)씨도 "7년째 스마트 스토어를 운영 중인데 2년 전 결제 건수·리뷰·평점이 하나도 없는 제품이 가장 상단에 올라오는 경우가 종종 발견됐다"며 "알아보니 검색량 조작을 통해 순위를 올리는 행위였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가 최근 6개월~1년 사이 더 만연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래픽 어뷰징 업체들은 암암리에 영업했던 과거와 다르게 지난해부터는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메일·메신저 등을 통해 버젓이 광고를 하고 있다. 업체들은 "네이버 광고보다 우리가 더 효과적인 마케팅이다", "현재 명확하게 처벌하는 법규가 없기 때문에 법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한다. 심지어 "네이버와 우리는 공생 관계"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트래픽 어뷰징 업체가 주로 검색 순위를 올리는 방법은 상품의 키워드를 중복적으로 사용해 검색량을 한꺼번에 올리는 것이다.

네이버 쇼핑은 현재 △검색어와 상품 정보의 연관성에 따른 적합도 지수 △상품 클릭 수·판매 실적·구매평·최신성 등을 반영한 인기도 △네이버 운영 가이드라인 위반에 따른 페널티 등을 반영한 신뢰도 등으로 구성된 자체 '네이버 랭킹'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데, 여기서 상품 클릭 수 조작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가구매' 조작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또 다른 네이버 쇼핑 셀러 김현수(36·가명)씨는 "상품 품질이 안 좋고, 등록한 지 얼마 안 됐으며 후기도 없는 상품이 상단에 노출돼,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제품 관련 검색 클릭량 백분율을 살펴보면 특정 키워드가 0에서 100으로 갑자기 증가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며 "트래픽 어뷰징 업체들은 특정 카테고리에 상식적으로 잘 검색하지 않는 키워드를 조작해 상단에 올린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시아투데이가 네이버가 공개한 쇼핑 검색 데이터에서 특정 카테고리(산업용 선풍기)의 순위권 키워드를 확인해 보니, 1년 사이 검색이 전혀 없던 키워드가 최근 1~2주 사이에 급격하게 증가한 검색량 추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네이버 데이터랩-vert 업소용 선풍기
네이버 쇼핑 특정 키워드 검색 추이 변화./네이버 데이터랩 갈무리.
네이버 쇼핑 셀러들은 트래픽 어뷰징의 성행을 키운 배경에는 네이버의 잘못도 크다고 비판했다. 정씨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네이버 트래픽 어뷰징 신고'라는 일원화된 신고 채널을 오픈했는데, 이후 오히려 조치가 전혀 안 되고 있다"며 "조치가 안 되자 네이버 상담원에 추가적인 요구를 해도, 관련 사안은 상담원이 개입하지 않고 조치 결과도 말해줄 수 없다는 내부 방침이 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네이버 트래픽 어뷰징 신고 서식에는 "신고 처리의 결과는 별도로 안내되지 않으며, 검토 후 어뷰징 대응 정책에 맞게 처리하겠다"며 "일반 상품 신고는 처리 불가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트래픽 어뷰징의 상황이 커지자 공정거래위원회도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트래픽 어뷰징을 통한 상품 검색 순위 조작을 집중적으로 감시, 제재에 나선다는 방침을 포함시켰다. 공정위는 트래픽 어뷰징이 소비자 기만행위라며 소비자 권익 보장을 위해 점검 및 시정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개인 간 거래(C2C)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플랫폼 사업자와 함께 자율적인 분쟁 해결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특히 온라인 시장에서의 동시다발적인 소비자 피해 확산을 신속히 차단할 수 있도록 임시중지명령의 발동요건을 법 위반이 '명백'한 경우가 아닌 '현저히 의심'되는 경우로 완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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