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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상장폐지’…“휴지조각 됐다” 투자자들 비상

위믹스 ‘상장폐지’…“휴지조각 됐다” 투자자들 비상

기사승인 2022. 12. 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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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위믹스가 국내 가상자산업계에서 퇴출되면서 일말의 희망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수천, 억대의 손실을 안게 됐다. 지난해 11월 위믹스의 전체 시총 규모는 3조원대였지만, 상장폐지 시점 위믹스 시총은 500억원대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평균단가 1만원에 매수했던 투자자가 상장 폐지를 앞두고 위믹스를 200원에 매도했다면 손실율은 97%에 이른다.

8일 오후 3시 위믹스가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4대 거래소에서 거래지원이 종료됐다. 위믹스는 이날 거래 지원 종료 시점에 업비트에서 209원으로 마감됐다. 위믹스는 지난 2020년 10월 28일 가상자산 거래소 중 빗썸에 가장 먼저 상장됐고, 이후 업비트 등 다른 거래소로 확대됐다. 최초 상장 후 약 2년 2개월 만에 상장폐지된 것이다.

국내 4대 거래소 상장폐지 영향으로 위믹스가 상장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까지 거래 지원 종료가 확산되고 있다. 해외 거래소 오케이엑스는 현물거래 및 마진거래 마켓, 무기한 선물 계약에서 위믹스를 상장 폐지한다고 공지했고, 다른 해외 거래소 MEXC에서도 현재 위믹스에 대해 위험성이 높은 코인이라며 유의종목으로 공지했다. 위믹스 유통량의 90%가 국내에서 거래돼 온 만큼 국내 시장에서 퇴출된 이후에는 향후 거래량을 높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모여있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위믹스 상장폐지로 인해 손실은 안은 투자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한 위믹스 투자자는 "상장폐지로 1억원을 잃었다"며 "살면서 펑펑 돈을 써도 1억원을 다 쓸 수 없을텐데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호소했다. 다른 투자자도 "1억4000만원을 앞으로 갚아야 한다"며 "피눈물 난다. 가족들에게 죄짓고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위믹스 상장폐지 책임 공방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상장폐지 이후 위믹스는) 그냥 휴지조각"이라며 "(위메이드는) 이미 챙길 거 다 챙기고 주주와 코인투자자들만 수천억 피해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가처분 기각으로 책임소재가 분명히 가려졌다"면서 "회사 책임으로 상장 폐지되니 소송 들어갈 수밖에…"라고 울분을 토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상장폐지를 결정한 닥사와 거래소 등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송경근 수석부장판사)는 위메이드가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을 대상으로 낸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발행사인 위메이드가 당초 거래소에 알린 것보다 위믹스를 많이 유통한 것은 타당한 상장폐지 사유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가상자산이 주식의 내재가치에 대응하는 개념을 상정하기 쉽지 않아, 가치가 수요·공급 원칙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어 '유통량'이 투자자 판단에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담보로 제공된 양을 포함해 총 3700여만개의 위믹스가 추가로 유통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유통 당시 가격인 2500원을 적용하면 934억원에 이르는 수량이다. 재판부는 "거래소로서는 발행인이 제출하는 정보를 토대로 유통량을 점검할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투자자 보호'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해당 가상자산 발행인에게 소명을 요청하는 한편 제때 적절하게 조치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향후 본안소송과 공정위 제소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나, 거래지원 종료에 따라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위메이드는 그간 국내 게임업계에서 P2E(Play to Earn) 게임,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플랫폼 사업의 선두 주자로 꼽혀왔다. 대표적으로 '미르4' 글로벌 버전에서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코인을 벌 수 있는 체계가 인기를 얻으며 지난해 11월 11일 글로벌 동시 접속자가 13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또 위메이드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 연동해 서비스 예정이었던 게임은 21종이다. 지난 10월에는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메인 네트워크)인 위믹스 3.0을 가동했고, 지난달 열린 게임쇼 '지스타 2022'에서는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나일(NILE)'을 중심으로 부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P2E 게임 경제의 근간이 되는 위믹스 가치가 폭락하면 수익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하던 플레이어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위메이드는 그간 여러 국내외 기업 투자와 파트너십 체결로 위믹스 생태계 몸집을 불려왔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파트너사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생태계 확장을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위믹스플레이, 나일, 위믹스 파이 등 세가지 플랫폼을 중심으로 위믹스 생태계를 확장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들은 계획대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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