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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흘려들을 수만 없는 ‘떠나는 자’ 벤투의 뼈있는 조언

[카타르월드컵] 흘려들을 수만 없는 ‘떠나는 자’ 벤투의 뼈있는 조언

기사승인 2022. 12. 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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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인터뷰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
아시아투데이 김현우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전을 마친 축구국가대표 파울루 벤투 감독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의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떠나면서 남기는 작심 발언들이 연일 이슈의 중심에 서고 있다.

벤투 감독은 1-4로 패한 브라질전 이후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기자회견들에서 한국 축구계의 미래를 위한 진심 어린 조언들이 거듭 나온다.

7일 금의환향한 입국장에서는 "대한민국 축구협회와 대표팀 미래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다. 선수들은 최적의 몸 상태에서 뛰어야만 한다. 지원이 필요하고 분석하고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벤투 감독은 "발전 가능성도 충분하기에 선수단 지원에 대해 조언하고 싶고 경기장 안에서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밖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월드컵 직전이던 지난 달 기자회견에서는 발언 강도가 더 높았다. 일부 선수들이 FA컵, K리그 등을 치르느라 소속팀에서 혹사 수준으로 경기를 뛴 것에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이때 벤투 감독은 "선수들 휴식은 필요 없고 중요한 게 돈과 스폰서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며 "내 의견은 '대표팀이 한국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는 것"이라고 해 파문을 일으켰다.

선수들을 위한 최선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연신 강조하는 벤투의 심정은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불만을 간접 시사한다는 풀이다.

같은 선상에서 손흥민(30·토트넘)을 담당하는 안덕수 개인 재활 트레이너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한축구협회를 겨냥한 쓴 소리를 남긴 일이 부각되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 의무팀과는 별도인 안 트레이너는 지난 7일 "(국가대표팀 숙소) 2701호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2701호가 왜 생겼는지를 상상을 초월한 상식 밖의 일들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번 일로 인해 반성하고 개선해야지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손에서 열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니들이 할 일을 해주는데 뭐 누구냐고? 축구판에서 나를 모른다고? 그러니까 니들은 삼류"라고 불만을 표했다.

안 트레이너는 카타르 월드컵 당시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과 같은 숙소에 머물며 손흥민 등 선수들의 몸 관리를 해준 인물이다. 다만 카타르 현지 숙소에 대한축구협회의 지원은 없었고 손흥민 측에서 비용을 부담했다.

협회를 향한 서운함에는 선수들도 동조했다. 벤투호의 주축 멤버였던 황인범(26)은 협회가 유럽 진출을 지원하는 일본을 언급하며 한국 축구의 현실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황인범은 "우리가 일본과 똑같은 성적을 냈다고 해서 일본 만큼의 환경을 가지고 있느냐는 생각은 안 드는 거 같다"며 "유럽 어느 팀, 어느 리그를 가도 정말 많은 (일본)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게 실상"이라고 꼬집었다.

일본은 이미 17년 전 월드컵 프로젝트를 가동해 유럽 진출을 돕고 있고 2년 전에는 일본축구협회 사무소를 독일에도 개설해 유럽파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 반면 대한축구협회는 2000년부터 가동하던 해외유학 프로그램을 조중연 회장 시절이던 2009년 중단한 상태다.

결론적으로 한국 축구가 이번 성과를 토대로 월드컵 무대에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협회 차원의 장기적인 목표 설정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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