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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디지털 입힌 신한울 1·2호기…현장에 가보니

[르포] 디지털 입힌 신한울 1·2호기…현장에 가보니

기사승인 2022. 12. 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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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1호기…원자로냉각재펌프·원전계측제어시스템 국산화
핵연료 한번 장전하면 4~5년 사용
사용후핵연료저장조…22년분 저장 가능
신한울1,2호기 전경(왼쪽이 1호기)
(사진 왼쪽부터)신한울1·2호기 전경./제공=한국수력원자력
신한울 1호기가 지난 7일 착공 12년 만에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신한울 1호기에 이어 신한울 2호기는 운영허가 준비를 마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5일 경북 울진군 북면에서 직접 마주한 27번째 원자력 발전소인 '신한울 1·2호기'는 한국형 원자로인 APR 1400이 탑재된 발전소로, 웅장한 크기를 선보였다. 신한울1·2호기 건설에 소요된 철근만 무려 10만3000톤, 63빌딩 소요량의 약 13배에 달하고, 레미콘 트럭 약 12만대 분량의 콘크리트가 들어갔다. 반구 형태의 돔은 아파트 24층 높이인 지표면에서 약 72m로, 외벽은 122㎝에 달하는 콘크리트 두께를 갖추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의 외벽이 10㎝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12배나 두꺼워진 셈이다.

우선 신한울 1호기로 이동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원전의 두뇌'라고 불리는 주제어실(MCR, Main Control Room)이었다. 신한울 1·2호기는 제어반을 디지털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홍승구 한국수력원자력 기술실장은 "다른 원자력 발전소는 아날로그식인 반면, 신한울 1·2호기는 디지털화한 제어반을 쓰고 있다"며 "몸을 움직이고 다리를 움직이는 등 제어를 직접 하는 건 APR1400에서 첫 컴퓨터화했다"고 설명했다.

APR1400이 적용된 원자력 발전소는 2009년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바라칸1~4호기'와 새울 1발전소(새울 1·2호기)다. APR1400 노형은 우리나라 주력 원전모델인 OPR1000을 개량해 발전시킨 원전으로, 기존 발전용량을 1000㎿에서 1400㎿로 키우고 설계수명으로 40년에서 60년으로 늘렸다.

주제어실 내에는 △원자로 차장(1차 계통 운전) △터빈 차장(2차 계통 운전) △전력설비 차장 △발전부장 △안전담당차장 등 6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3개 조가 8시간씩 근무하며 24시간 가동하는 체계로, 이들은 손으로 원전을 제어하고 있었다. 다만 디지털 작동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 발전소 정지·냉각 등 제어가 가능한 '하드웨어 안전 제어반'을 마련했다. 또 아날로그 방식의 백업 시스템인 '원격 정지 제어반'을 마련해 뒀다. 주제어실에 화재 등으로 상주가 불가능한 상황에는 아래층에서 원격조종이 가능하다.

신한울1,2호기(1)
신한울1·2호기 중 신한울 1호기 전경./제공=한국수력원자력
원전은 △원자로 △보조건물(사용후연료 저장조·비상 디젤발전기·제어실 등)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발전을 위한 핵심 주요 설비는 원자로 건물 내부에 있다. 원자로 내부에는 △원자로 1대 △증기발생기 2대 △가압기 1대 △원자로 냉각재펌프(RCP, 뜨거워진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냉각재를 순환시켜주는 설비) 4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원자로에서 데워진 물이 증기발생기로 이동, 열교환을 통해 생성된 증기는 터빈으로 도달한다. 증기가 터빈 날개를 돌리고 터빈 끝에 있는 발전기가 돌아가며 전기를 생산한다. 고압터빈부터 발전기까지 약 70m의 한 축으로 이뤄져 있다. 터빈은 분당 무려 1800바퀴를 회전한다. 회전하며 발생하는 열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30도 가량을 유지하고, 엄청난 기계음 때문에 대화도 거의 불가능하다. 홍 실장은 "신한울1호기는 시간당 14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 터빈룸에서 연간 10424GWh, 경북지역 연간 전력소비량의 약 23%를 생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한 곳은 전기 생산을 위해 사용하고 난 연료를 보관하는 대형 수조인 사용후연료저장조다. 우리나라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 없어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내에서 임시로 보관하고 있다. 붕산수가 가득 차 있어 핵분열을 억제하고 뜨거워진 연료를 냉각하는 역할을 한다. 물이 가장 뛰어난 방사선 차폐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물 안에 보관하는 것이다.

신한울 1호기 사용후연료저장조는 1844다발, 즉 22년의 기간 동안 저장할 수 있다. 저장조 안에는 격자 무늬가 있었는데, 이 격자 안에다가 연료를 정비한다. 원전 연료인 펠렛은 우라늄을 농축시켜놓은 것으로, 손가락 한마디 정도 크기다. 1개의 연료봉에는 펠렛 350여개가 들어가고, 연료봉 236개가 모이면 연료 다발이 된다. 연료 한 다발이 원자로에 들어가면 약 4년 6개월간 사용되고, 연료의 역할을 다 하면 이 수조로 들어온다. 신한울 1호기에 장전된 연료는 241개 다발로 구성돼 있다.

산한울2호기에서는 연료 장전 이전이기 때문에 원자로 건물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커다란 돔 형태의 천장에는 살수 기능을 하는 장비와 곳곳에는 총 30대의 네모난 상자처럼 생긴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가 있었다. PAR는 수소 폭발 등을 막기 위한 설비로, 촉매인 백금을 이용해 수소를 산소와 결합해 물로 만들면서 수소의 농도를 낮출 수 있다. 홍 실장은 "신한울 1호기로도 하루 19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기자단 신한울 현장 시찰13
산업통상자원부 기자단이 신한울 2호기 내부에 있는 비상디젤발전기를 살펴보고 있다./제공=한국수력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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