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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세인트 조앤’ 연출 김광보 “숨겨진 카드 같은 작품”

연극 ‘세인트 조앤’ 연출 김광보 “숨겨진 카드 같은 작품”

기사승인 2022. 09. 2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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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장 맡은 뒤 첫 연출작...잔 다르크 이야기
내달 5~30일 명동예술극장..."진실이 오도되는 과정 보여줄 것"
김광보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제공 국립극단
김광보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제공=국립극단
"잔 다르크가 가진 신념이 어떻게 무너지고 좌절되는가를 추적하는 연극입니다."

연극 '세인트 조앤' 연출을 맡은 김광보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지난 20일 서울역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국립극단이 내달 5~30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이는 연극 '세인트 조앤'은 중세 영국과 프랑스 간 백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프랑스 국민 영웅 잔 다르크의 이야기다. 타락한 종교의 시대에 신묘한 능력을 갖추고 등장한 여인 '조앤'(잔 다르크)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까지도 불사한다.

잔 다르크라는 역사적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영국에서 100여 년 전 쓰인 고전이지만, 이념의 양극화로 진실과 주장, 소문이 마구 뒤섞이며 무엇이 진실인지 알기 어려워진 현대 사회에도 유효한 질문을 제기하는 작품이다.

영국의 문호 조지 버나드 쇼가 쓴 희곡 '세인트 조앤'은 쇼가 노벨문학상을 받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다.

김광보 연출은 '가장 독창적인 시선을 받는 잔 다르크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는 이 희곡을 예전부터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고 했다.

김 연출은 "2015년쯤 이 작품을 연출할 기회가 있었는데 서울시극단장으로 가게 되면서 못 했다. 그 이후에도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이 작품은 내게 일종의 숨겨진 카드였다. 언젠가 '세인트 조앤'을 주머니에서 꺼내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그동안 그는 '그게 아닌데'(2012), '사회의 기둥들'(2014), '헨리 4세'(2016)', 줄리어스 시저'(2014) 등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들을 연출해 왔다.

문화행정가에서 본업인 연출가로 돌아온 그는 3년 만에 연출을 하게 된 것이 "솔직히 너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김 연출은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서 첫 연출작이라는 게 부담스럽고 작업 과정도 녹록지 않다"면서 "하지만 첫 대본 리딩 때 숨겨져 있던 연출가로서의 느낌이 닭살 돋듯이 쫙 살아났다. '아, 역시 난 연출가로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 관해서는 "버나드 쇼는 잔 다르크를 영웅이나 성인으로 그리지 않았고 인간적 모습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뒀다. 이 연극은 조앤이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 진실이 어떻게 오도되고 망가지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극 세인트 조앤에서 조앤 역을 맡은 백은혜
연극 '세인트 조앤'에서 조앤 역을 맡은 배우 백은혜./제공=국립극단
이번 공연에는 배우 백은혜와 이승주가 각각 주인공 조앤과 샤를 7세 역을 맡았다.

김 연출은 "백은혜와는 '비BEA'라는 작품을 같이 했는데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배우다"며 "강인한 인물을 형상화하는 데 강점이 있는데 소녀적 느낌의 여성스러운 모습도 공존한다"고 했다.

이어 "이승주와는 전에 꽤 많은 작품을 함께 했는데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 배우"라고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한 배우 백은혜는 "영웅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잔 다르크가 가진 힘과 믿음에 주안점을 두고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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