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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 방문…치킨게임 미·중 관계 일촉즉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 방문…치킨게임 미·중 관계 일촉즉발

기사승인 2022. 08. 0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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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대적 군사행동으로 미국과 대만 위협
둥펑
중국의 초음속 미사일인 둥펑-17. 최근 미국과 대만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작심하고 발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제공=펑파이신원(澎湃新聞).
2일 밤에 전격 이뤄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마치 양측 모두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치킨게임처럼 고조되고 있다. 일촉즉발이라는 말을 해도 괜찮을 상황이 아닌가 보인다. 최악의 경우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양국 간의 무력 대치가 행동으로 옮겨질 가능성도 전혀 없지 않을 것 같다.

미·중 및 양안(兩岸) 관계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2일 전언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당초 의지대로 이날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타이베이에 도착한 후 1박2일의 대만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3일에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필두로 하는 3부 요인들과도 회동, 양국의 현안 문제를 논의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국시로 하는 중국으로서 도무지 묵과하지 못할 행보라고 단언해도 좋다. 펠로시 의장이 미국 정부의 의전 및 권력 서열 3위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극우 언론인인 후시진(胡錫進) 전 환추스바오(環球時報) 총편집(편집국장)이 "펠로시 의장의 전용기를 격추시켜야 한다"는 초강경 발언을 토한 사실만 거론해도 좋다.

직접 행동으로도 나서고 있다. 우선 대만해협에서 지척의 거리인 남중국해에서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한 사실을 꼽을 수 있다. 1일의 인민해방군 창군 95주년을 기념하는 훈련이라고는 하나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용인한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경고의 성격도 상당히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시간에 초음속 미사일인 둥펑(東風)-17을 전격 발사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해야 한다. 미국과 대만에 대한 위협이 단순한 제스처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잘 대변한다. 베이징의 정치 평론가 장웨이궈(張衛國) 씨가 "중국은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국가적인 체면이 걸릴 문제라고 할 수 있다"며 정부의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것은 이런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미·중 양국은 지난 2018년 본격 막을 올린 무역전쟁 발발 이후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격돌하고 있다. 거의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이 와중에 미국 내 반중(反中)의 기수로 불리는 펠로시 의장까지 대만을 방문했으니 현재는 말할 것도 없고 향후의 양국 관계는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가 일각에서 양국이 이제 러시안 룰렛(둘 중 하나는 죽는 게임)까지 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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