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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대전]“빅테크 인증서 뛰어넘자”…국민·신한, 대전 방아쇠 당겼다

[디지털대전]“빅테크 인증서 뛰어넘자”…국민·신한, 대전 방아쇠 당겼다

기사승인 2022. 01. 2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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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서 발급자 수 늘어…빅테크엔 뒤처져
금융플랫폼 '첫 관문' 인증서 고객 잡아야
마이데이터 사업자 등과 제휴 확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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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뱅크’인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연초부터 민간인증서 시장에서 빅테크·통신사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간인증서 시장은 이미 카카오·네이버·통신 3사 등이 주름잡고 있어 은행의 존재감은 낮은 상황이다. 하지만 인증서는 금융 서비스 활용과 플랫폼 유입의 ‘첫 관문’인 만큼 은행들이 놓칠 수 없는 분야다. 은행들은 인증서 사업을 통해 수수료 수익뿐 아니라 마이데이터 등과 결합해 다양한 서비스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 인증서 발급자 수 늘었지만…대세는 빅테크·통신사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의 자체 인증서 ‘신한 사인(Sign)’의 일일 발급 실적이 급증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인증서가 올해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사용 가능해지면서다. 최근 ‘신한 사인’ 일일 발급 건수는 지난 15일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시작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연초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시작되는 시기는 민간인증서 사업자가 가입자 수를 늘릴 수 있는 ‘대목’이다. 민간인증서는 이용자 수가 늘수록 제휴처 확보가 쉬워지고, 다시 제휴처가 늘수록 신규 이용자 확보에 유리한 플랫폼 사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증서 이용자들은 은행의 다른 서비스로 유입될 수 있다. 최근 은행들의 인증서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1월 본격 시행된 마이데이터 사업 또한 은행권 인증서 시장 진출의 방아쇠를 당겼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금융보안원이 지정한 통합인증기관의 사설인증서를 최소 1개 이상 의무 적용해야 한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은행의 인증서를 채택할 시 브랜드 이미지 간접 홍보 효과와 잠재 고객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신한은행이 진옥동 행장의 “마이데이터 ‘머니버스’ 플랫폼 강화” 지시 아래, 인증서 사업에 잰걸음을 내딛는 배경이기도 하다.

은행권에선 국민은행이 선제적으로 2019년 7월 인증서 시장에 진출했다. 시장 진출이 빨랐던 덕에 국민은행의 자체인증서 ‘KB모바일인증서’ 발급자 수는 지난 21일 기준 약 979만명에 달한다. 연말정산 서비스 개시 등의 영향으로 작년 12월 말 인증서 발급자 수는 960만명에서 한 달 새 19만명이 증가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또한 취임 전부터 인증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과제로 꼽았다. 지난해 12월 2일 이 행장은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KB 모바일인증서의 가입자 수 1000만명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의 인증서 사업은 여전히 빅테크·통신사에 비해 뒤처져 있다. 인증서 시장을 이끄는 업체의 가입자 수를 살펴보면 1월 중순 기준 카카오는 3400만명, 네이버는 2800만명을 기록 중이다. 통신 3사 통합 가입자 수는 3500만명에 달한다.

빅테크 업계 관계자는 “민간인증서 시장은 현재 빅테크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증서는 특히 간편한 발급 방식으로 고객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은행 인증서 장점은…편의성 ↑·유효기간 X
신한은행의 고객 흡수 전략은 고객 편의성이다. 인증서 발급절차를 빅테크 업체와 견줄 정도로 단출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인증서 발급과정에서 신분증 촬영을 생략했다. 신한 사인은 휴대폰 본인확인과 계좌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30초 안에 발급 받을 수 있다 .

국민은행의 KB모바일인증서는 유효기간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인증서를 주기적으로 갱신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또한 고객들이 인증서 유효기간이 끝난 뒤 다른 인증서로 갈아타는 것을 방지해 장기 이용자로 묶어둘 수도 있다. 빅테크·통신사 등 타 인증서는 약 2~3년의 유효기간을 둔다.

은행 인증서는 연말정산과 같은 비금융 서비스 이외에도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연결돼 있다. 국민은행 인증서는 KB금융그룹 내 계열사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18~19일에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서 KB모바일인증서를 통한 공모주 청약도 가능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네이버 등 IT(정보기술) 기업의 인증서 대다수가 금융거래에는 폭넓게 적용돼 있지 않다”며 “신한 인증서는 은행이 제공하는 인증서로 금융 및 비금융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두 은행은 앞으로 공공기관과 마이데이터 사업자와의 제휴를 늘려갈 계획이다. 현재 국민은행의 인증서는 타 금융사인 한국투자증권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인증서 사업은 데이터의 안전한 관리와 보호가 중요한 분야”라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자와의 제휴에 있어서도 금융권에서 충분히 검증된 은행이 출시한 인증서라는 강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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