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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 르네상스’ 연 승려 장인들 작품세계 만나볼까

‘불교미술 르네상스’ 연 승려 장인들 작품세계 만나볼까

기사승인 2021. 12. 07.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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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조선의 승려 장인'展 개막...내년 3월 6일까지
예천 용문사 아미타여래설법상, 337년 만에 첫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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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과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전시 전경./제공=국립중앙박물관
우리나라 불교미술의 르네상스를 연 승려 장인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 불교미술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을 7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선보인다.

조선은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억제하는 ‘숭유억불’(崇儒抑佛) 정책을 추진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조선이 유교를 중시한 것은 분명하지만 왕조가 유지된 500여 년간 시종일관 불교를 배격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하는 유물이 약 10m 높이의 거대한 불화 ‘괘불’이다. 야외에서 법회를 치를 때 사용하는 괘불은 조선 후기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 현존하는 괘불 중 국보는 7점이나 된다.

괘불은 조선시대에 출현한 ‘승려 장인’들이 대부분 제작했다. ‘화승’이라고 하는 승려 화가뿐만 아니라 ‘조각승’이라고 일컫는 승려 조각가는 공동 작업을 통해 예술성이 뛰어난 불화와 불상을 이곳저곳에 남겼다.

유수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승려 장인은 전문적 제작기술을 지닌 출가승이다. 신앙의 대상인 부처를 형상화하는 화승과 조각승이 중심이 됐다”며 “그들은 함께 작품을 조성했고 사제 관계를 맺어 기술을 전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 후기 조각승은 1000여 명이고 화승은 2400여 명”이라며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에 관여한 승려 장인은 모두 366명”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는 조각승 단응이 불상과 불화를 결합해 만든 보물 ‘예천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이 1684년 제작 이후 337년 만에 최초로 산문(山門)을 나서 눈길을 끈다. 송광사 화엄경변상도와 ‘붓의 신선’이라고 불린 화승 의겸이 그린 보물 ‘해인사 영산회상도’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관람객과 만난다.

전시 출품작은 국보 ‘순천 송광사 화엄경변상도’와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비롯해 보물 13건, 시도유형문화재 5건 등 145건이다. 그중에는 15개 사찰에서 온 유물 54건도 있다.

특별전은 4부로 구성된다. 1∼2부에서는 일반 장인과 차별화되는 승려 장인의 성격을 소개하고, 화승과 조각승의 공방과 작업을 설명한다. 1775년에 완성된 보물 ‘통도사 영산전 팔상도’ 4점은 밑그림인 초본과 나란히 전시해 스케치가 불화로 나아가는 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알아낸 불화 초본과 목조 불상 내부 모습도 공개한다.

3부에서는 처음 서울에서 전시되는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과 해인사 영산회상도를 비롯해 ‘마곡사 영산전 목조석가여래좌상’, ‘고운사 사십이수관음보살도’ 등 한자리에서 감상하기 힘든 다양한 불상과 불화를 선보인다. 4부는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주제로 삼아 전시 공간을 조선 후기 불상·보살상 7점과 설치미술가 빠키(vakki)의 작품 ‘승려 장인 새로운 길을 걷다’로 꾸민다.

이번 전시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불교미술을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인터뷰와 영상을 마련했다. 도입부 영상 ‘손으로부터’는 나무와 돌, 비단과 삼베 같은 평범한 재료가 승려 장인의 손끝에서 불상과 불화로 완성되는 과정을 그려낸다. 3부의 실감 영상 ‘화엄의 바다’는 ‘송광사 화엄경변상도’를 선재동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알기 쉽게 풀어낸다. 또한 검색 키오스크를 설치하여 전시에 출품되지 않은 여러 승려 장인의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게 했다.


실감영상 화엄의 바다
실감영상 ‘화엄의 바다’./제공=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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