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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복원 역사를 돌아보다” ‘고궁연화’展 개막

“경복궁 복원 역사를 돌아보다” ‘고궁연화’展 개막

기사승인 2021. 12. 0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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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발굴도면 등 자료 130여건 공개
궁궐 건축에 사용된 목재와 기와 제공 국립고궁박물관
궁궐 건축에 사용된 목재와 기와./제공=국립고궁박물관
경복궁 발굴과 복원 30주년을 맞아 출토 유물과 설계도면 등 자료 130여 건으로 그간의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경복궁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특별전 ‘고궁연화’를 1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조선왕조의 권위를 상징하는 공간인 경복궁은 1592년 임진왜란으로 건물이 소실돼 폐허로 변했다. 흥선대원군이 1860년대에 중건을 추진했으나 1910년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면서 또다시 크게 훼손됐다. 광복 이후 경복궁은 일제가 멋대로 지은 건물과 절터 등에서 옮겨온 석탑으로 인해 만신창이와 같은 상태였다. 고종이 재건했을 당시 500여 동이던 건물은 근정전, 경회루, 향원정 등 36동만 남았다. 한국은 경복궁을 되살릴 여력이 없었고 수십 년간 제대로 된 복원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1991년이 돼서야 ‘민족사 긍지 회복’을 외치며 경복궁 복원을 시작했다. 근정전 뒤쪽에 왕과 왕비 침전인 강녕전과 교태전을 짓고, 광화문을 제 위치에 복원했다. 최근 보수를 마친 향원정 북쪽에는 고종과 명성황후 거처였던 건청궁을 재건했다. 경복궁 복원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경복궁이 감내한 굴곡진 근현대사를 짚고, 2045년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면 새롭게 태어날 조선의 으뜸 궁궐을 상상해 보여준다. 이 같은 의도를 사계절에 빗대어 겨울, 가을, 여름, 봄 순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도입부를 제외한 1∼4부의 부제인 ‘바람이 문에를 처도’ ‘진흙속에 묻혀눕은’ ‘오백년 거륵한 공’ ‘봄어름 처음녹고’는 잡지 ‘동광’에 실린 ‘고궁단영’(古宮短詠)에서 따 왔다.

현대 작가가 전통 건축물의 기초가 되는 부분인 적심(積心)을 주제로 제작한 도입부를 지나면 겨울과 같은 일제강점기 경복궁 모습을 만난다. 2019년 복원 공사가 사실상 끝난 흥복전에서 창문을 통해 바깥을 응시하면 조선총독부 정원을 접할 수 있다. 조지훈이 1940년에 발표한 시 ‘봉황수’는 스산한 경복궁을 더욱 감상적으로 느끼게 한다. 고궁에서 망국의 비애를 노래한 이 작품은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으로 시작한다.

경복궁 발굴조사 성과는 결실의 계절인 가을과 연결해 조명한다. 경복궁에서 나온 도자기 파편, 기와, 철제 생활용구는 물론 발굴 일기, 유물 조사 카드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 여름에 해당하는 공간에서는 높이 4m, 폭 15m인 대형 미디어월을 통해 라인 그래픽(줄선으로 형상을 그리는 것) 기법의 복원 도면을 볼 수 있다. 도면은 옛 지도와 문헌, 실측 도면 등을 종합해 만들었다.

전시 마지막 공간은 30여 년 뒤 경복궁 복원이 종료되면 도래할 봄을 영상으로 표현했다. 복원 공사에 사용한 공구, 근정전·향원정을 보수할 때 교체된 부재도 공개됐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전시와 관련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와 가상현실 콘텐츠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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