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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 주가상승 약발 ‘톡톡’

메리츠화재,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 주가상승 약발 ‘톡톡’

기사승인 2021. 11. 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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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낮추고 대신 자사주 매입
'납득 어렵다' 혹평에 주가 폭락
자사주 매입 후엔 계속 상승세
8개월 만에 1만7000→3만원대
이달부터 1000억 규모 또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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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정책을 둘러싼 메리츠화재의 과감한 선택, 현재까진 약발이 통하고 있는 모습이다. ‘배당성향을 축소하는 대신 자사주 매입 소각으로 주주환원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지 반 년 여가 지난 가운데 주가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자본정책 변경 발표 초기엔 주가가 하룻새 17% 급락하는 위기를 겪었으나,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자사주 매입을 실천에 옮기며 시장의 신뢰를 다시 쌓았다. 메리츠화재는 이달부터 또 한 번 자사주 매입에 들어간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증시 충격에도 또 한 번 주가를 밀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6일 공시했다. 취득 예정 기간은 이달 25일부터 1년 간이다.

메리츠화재의 이번 자사주 취득은 올 들어 4번째다. 지난 3월(300억원)과 7월(900억원), 9월(900억원) 등 이미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금액으로는 총 2100억원 규모다. 이번 1000억원 매입 예정으로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메리츠화재는 1차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5월 14일 자본정책의 변경을 발표해 시장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메리츠 금융 3사(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메리츠금융지주)는 앞으로 배당성향을 별도기준 순이익의 10%로 유지하고, 대신 향후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실행하겠다는 방안이었다. 최근 3년 동안의 메리츠화재의 배당성향이 평균 35%였던 만큼, 배당성향을 대폭 낮추겠다는 폭탄선언에 다름 없었다.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주주환원 정책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주가도 5월 14일 2만 1150원에서 5월 17일 1만7600원으로 1거래일만에 16.8%나 폭락했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금리상승기 지급여력(RBC)비율 방어 필요성이 있고, 새 보험회계제도(IFRS17)에 대비한 자본 필요성 때문에 자사주 매입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다른 두 계열사보다 더 컸다.

김용범 부회장은 해명보다는 실천으로 이같은 시장의 평가를 정면돌파 했다. 7월 1일부터 900억원 규모의 2차 자사주 매입에 들어간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메리츠화재의 주가는 6월 30일 2만 300원에서 자본정책 발표 때의 주가 수준을 뛰어넘어 자사주 매입을 마무리한 8월 30일에는 2만 4600원까지 올랐다. 두 달 여 만에 20.6%의 주가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2차 자사주 매입이 종료되자마자 또 한 번 3차 매입에도 나섰다. 3차 매입기간에도 주가는 17.7%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배당 축소를 동반한 자사주의 매입이나 소각은 주주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이전의 배당성향이 아쉽지 않을 만큼 화끈하게 자사주를 사들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5789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8월까지 진행된 1, 2차 자사주 매입과 약속된 순이익 10%의 현금배당만 합쳐도 30.8%의 주주환원에 해당된다. 여기에 11월까지의 3차 취득으로 예상 주주환원율은 46.3%로 올라갔다. 4차 취득분의 절반 가량이 연내 매입될 것으로 보면 연간 주주환원율은 5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존의 배당성향(35~37%)이 전혀 아쉽지 않은 주주환원율이다.

메리츠화재의 유통주식 비율은 연초엔 전체 주식수 대비 약 40% 수준이었으나, 3차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되면 31%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주식수가 줄어든 만큼 4차 자사주 취득 과정에서 수급효과에 따른 탄력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통주식수 감소에 따른 주가 부양효과뿐만 아니라 회사가 적극적으로 주가를 관리한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시장에 던지는 것도 투자자들에게 프리미엄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매입한 분량 중 일부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께 소각을 예상하나 구체적인 내용은 미정”이라며 “내년도 주가 추이를 보고 추가 매입이나 소각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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