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퍼펙트 스톰’ 몰아치나, 인플레 고착화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

‘퍼펙트 스톰’ 몰아치나, 인플레 고착화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

기사승인 2021. 11. 28. 13:4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0200410520972_20200410211805758
지난해 4월 미국 텍사스주의 한 푸드뱅크에 배식받으러 온 차량들이 몰려 있다. /AP 연합
“최근 상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했던 1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20년째 푸드뱅크를 운영하고 있는 앨리슨 오툴 피딩 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우리 도움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이 (1년 전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며 “(유색인종은) 백인들에 비해 2배나 높은 식량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고 하소연 섞인 우려를 표명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다 공급망 문제로 식량이나 상품을 구매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오툴 CEO는 “1년 뒤 ‘퍼펙트 스톰’을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든다”고 했다.

최근 미국 경제전문 CNBC는 오툴 CEO가 처한 현실을 조명하며 이른바 퍼펙트 스톰이 불러올 일상생활의 변화 특히 저소득층은 당장 먹고 사는 문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퍼펙트 스톰이란 ‘여러 경제적 악재가 동시 발생해 영향력이 배가되며 대위기에 빠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CNBC가 인용한 미국 정부 조사 결과 전체 성인의 9%인 약 2000만명은 그들 가정이 때때로 충분한 음식을 가지지 못한다고 답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은 12%가 음식값을 지불할 여유가 없어서 충분히 먹지 못했다고 반응했다. 이는 10월 식품가격이 1년 전보다 4.8% 오른 영향 탓이다. 식품·에너지를 망라해 1990년 이래 가장 빠른 가격 상승률은 5%였다.

원인은 현 세계가 직면한 경제적 악재에 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 압박과 공급망 혼란 등 크게 두 가지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 ‘퍼펙트 글로벌 인플레이션 스톰’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이 공급망 혼란에 각국 정부의 확장 재정·통화정책이 맞물린 결과여서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에서 따르면 세계 물가동향은 심상치 않다. 10월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미국 6.2%·캐나다 4.4%·독일 4.5%·영국 4.2% 등으로 집계됐다. 신흥경제국(EM)은 더 심각해 평균 물가 상승률이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9.1%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또 재정지출과 통화완화 정책이 통화량 증가를 낳았고 인플레이션과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량이 증가하면 물가가 오른다는 게 통상적인 통화주의 이론이다. 이를 고려하면 높은 인플레이션은 내년 혹은 2023년까지 지속되며 퍼펙트 스톰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모든 상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면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테일러 슈라이너 어도비디지털인사이트 이사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우려가 겹치며 소비자들이 이미 전년 대비 20%를 더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위기 역시 단시간에 해결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반도체 공급 차질에서 보듯 장기적으로 내년 이후까지 진행될 수 있다. 공급망은 운전자 부족 등 교통수단과 관련돼 있기도 하다. 마이클 플러드 로스엔젤레스(LA) 푸드뱅크협회장은 “물건이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오래 걸릴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변수가 너무 많아 향후 6개월을 내다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