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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영국에 파르테논 신전 조각품 반환 요구

그리스, 영국에 파르테논 신전 조각품 반환 요구

기사승인 2021. 11. 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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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AIN-GREECE-DIPLOMACY <YONHAP NO-0094> (AFP)
그리스 키라이코스 총리가 런던 중심의 다우닝가에 방문해 영국 존슨 총리와의 만남을 가졌다. /사진=연합·AFP
‘약탈’인가 ‘합법적 취득’인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두고 200년간 이어져온 영국과 그리스의 분쟁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영국 소유의 그리스 문화재 파르테논 신전 조각품 반환을 주요 쟁점으로 삼았다.

키리아코스 총리는 이번 회담에 앞서 가진 영국 언론 ‘굿모닝 브리튼’과의 인터뷰에서도 “대영박물관이 소유하고 있는 그리스의 문화재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조각품 반환을 요청할 것”이라며 “영국 정부가 (조각품을) 반환할 의사가 있다면, 그 대가로 한 번도 국외로 반출된 적 없는 문화재를 대영박물관에 대여해 줄 의사가 있다”고 언급했다.

키리아코스 총리는 그간 영국이 자국의 문화재를 ‘훔쳤다’라고 주장하며 문화재 반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존슨 총리와의 만남을 앞두고 ‘문화재 반환은 회담의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영국 정부의 입장에 “시대착오적인 접근”이라며 비판했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즈는 전했다.

반면 존슨 총리는 “문화재 반환에 대한 그리스의 국민적 감정이 고조돼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 문제는 영국정부가 아닌 대영박물관의 소관”이라며 오랫동안 이어진 영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그는 “(그리스) 조각품들은 ‘합법적으로 취득’됐으며 대영박물관이 정당하게 소유하고 있다”며 “대영박물관은 정부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곳이며, 정치적인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영박물관 역시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품은 ‘약탈’이 아닌 ‘19세기 오스만 제국 주재 영국 대사 엘진(Elgin) 경이 술탄의 공식적인 허락을 받고 런던과 아테네의 이해관계 하에 합법적으로 취득한 문화재’라고 주장했다.

ELGIN MARBLES
영국 대영박물관에 전시된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조각품 (기원전 438-432년) /사진=AFP
양국 간의 분쟁의 대상이 된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품은 ‘엘진 마블스’라고 불리며, 1987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그리스의 문화유산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안에 포함돼 있다.

‘엘진 마블스’는 1815년 이래 대영박물관의 상징적인 조각품이 됐지만, 동시에 그리스와 영국 사이의 긴장감을 고조하는 쟁점이 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엘진 마블스’가 대영박물관의 주요 전시품이기 때문에 영국정부가 관광객 유치 상의 이유로 반환을 주저한다 의견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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