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후위기에 말문 연 英 왕실…찰스 왕세자 “전시상황 같은 기반 필요”

기후위기에 말문 연 英 왕실…찰스 왕세자 “전시상황 같은 기반 필요”

기사승인 2021. 11. 02. 14:1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OP26 개막식 연설 통해 역설…"민간차원 지원 절실"
엘리자베스 여왕 "행동 않고 말뿐인 사람들 짜증난다"
BRITAIN-UN-CLIMATE-COP26-ROYALS <YONHAP NO-0290> (AFP)
영국 찰스 왕세자가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에서 지속가능시장계획위원회(SMI)의 브라이언 모이나 한 공동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AFP 연합
그동안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던 영국 왕실이 자국에서 열린 국제회의를 계기로 신속한 국제적 해결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나섰다.

AP·블룸버그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 개막식에 참석한 찰스 왕세자는 “전 세계의 민간자원을 기후위기 해결에 운용하기 위해 광범위한 ‘군사식 캠페인’을 요구하고 나설 예정”이라는 강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보다 대폭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한 파리기후협약을 지키기 위해 매년 지출해야 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의 지원도 절실하다는 의미에서 나온 발언이다.

찰스 왕세자는 이번 COP26를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마지막 기회의 장”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같은 절박함에서 나왔다는 게 현지 반응이다. 2010년부터 공개적으로 기후변화에 입 열어온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찰스 왕세자는 이번 COP26에서 기후위기 대응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찰스 왕세자는 지난달 11일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가들도 기후변화에 맞서야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환경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지 않다”며 우려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당시 BBC는 이 같은 그의 발언을 두고 “과거에는 영국 왕위 계승자일 뿐이었던 찰스 왕세자가 지금은 헌신적인 환경 운동가로 변신했다”고 평가했다.

찰스 왕세자는 앞서 지난달 31일 로마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한 후 가진 연설에서도 “지금 우리는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훌륭한 말을 더 나은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특히 그는 “기후변화 운동은 ‘인류와 자연의 미래’를 위한 행동”이라며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는 없다”라는 말로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찰스 왕세자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번 COP26 개막식 직후 공개한 성명을 통해 세계 지도자들에게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달 14일 웨일스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발언만 하면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이 정말 짜증난다”며 비공식적으로 비난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찰스 왕세자가 이번 COP26에 영국 왕실 최고위급 인사로 참석한 것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2주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조언을 받아들여 불참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