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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매매가↑협소주택 임대료↓…英부동산 양극화에 한숨 깊은 ‘중서민층’

주택 매매가↑협소주택 임대료↓…英부동산 양극화에 한숨 깊은 ‘중서민층’

기사승인 2021. 10. 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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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코로나19 영향으로 일반·임대주택 가격차 벌어져
영국 주택
영국 부동산 시장 가격이 브렉시트와 코로나19 사태 이후 양분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영국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서로 다른 방향의 영향이 일반주택과 저가 임대주택의 차이를 더욱 크게 벌린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 시사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13일(현지시간) 최근 영국이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 혼란으로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9월말 기준 평균 부동산 시장 가격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7.4%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4년 만에 기록한 가장 큰 인상폭이다.

영국 핼리팩스 주택가격지수(Halifax Index)에 따르면 평균 26만7500파운드(한화 4억3570만 원) 수준이었던 영국의 전형적인 소형주택 가격은 코로나19 봉쇄가 끝난 직후 짧은 기간 사이에 2만8000파운드(4560만 원) 올랐다. 런던 내 주택 및 아파트 비용은 타 지역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일부 비싼 지역의 평균 소형주택 가격은 100만 파운드(16억2880만 원)를 웃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많은 영국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봉쇄시기를 보내면서 더 넓고 쾌적하며 스트레스없이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생활공간을 원하게 됐고, 그 결과 더 규모가 크고 상태가 좋은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도시를 떠나 인구 밀집도가 낮고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외곽 주택 가격도 상승했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월세로 제공되던 도시 중심의 협소 임대주택은 브렉시트의 영향을 받았다. 브렉시트 이후 수십만 명 규모의 유럽연합(EU) 소속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영국을 떠나면서 오히려 수요는 크게 줄어들었고 런던의 높은 임대료도 하락했다.

앤드류 버렐 런던 캐피털이코노믹스 부동산 연구 책임자는 “일반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불황에도 미끄러지지 않고 오히려 호황을 누리는 반면 저가의 협소주택 임대료는 떨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되는 상항이 생겨났다”며 “앞으로 외국인들의 영국내 유입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그 차이는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반주택을 쪼개 만든 협소주택으로 임대수익을 내는 것으로 주택 매매에 대한 부담을 줄이던 사람들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저렴한 임대 주택을 노리는 외국인은 떠났지만 또 다른 외국인 집단은 호화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버렐의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 러시아, 아랍의 슈퍼리치들이 영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개인당 두 채 이상의 초호화 주택 및 아파트등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호화 주택을 다루는 부동산 시장 가격이 크게 올랐으며 초호화 주택 건축 열풍도 불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주택 매매가가 오르면서 협소 임대주택은 피하고 실거주 목적의 첫 일반주택을 매매하려는 젊은 중서민층의 영국인들은 정작 ‘내 집 마련’이 더욱 힘들어졌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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