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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드는게 낫다” 유명무실 펫보험

“적금 드는게 낫다” 유명무실 펫보험

기사승인 2021. 09.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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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보험료에 보장범위 좁고
노령동물 가입 제한 등 불만
최근 ‘펫보험 의무화 추진’이 대선 경선 공약으로 등장할 만큼 반려동물의 의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아플 때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펫보험에 대한 반려인들의 만족도는 아직 낮은 편이다. 보장범위가 좁아 반려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다 1년 단위 갱신형 상품 위주에 노령동물은 가입이 제한되는 등 가입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보험료에 비해 혜택이 크지 않아 “적금 드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반려인들이 많다.

1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및 양육 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개 병원 질병치료비와 관련해 87.4%의 응답자가 ‘비싸다’고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이 질병치료비에 대해서도 82.4%의 응답자가 ‘매우 비싸다’ 또는 ‘비싼 편이다’로 답했다. 동물병원에 대한 비용 부담을 느끼는 반려인들이 많은 만큼, 펫보험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선보인 펫보험 상품은 삼성화재 애니펫, 현대해상 하이펫애견보험, DB손해보험 프로미반려동물보험, 메리츠화재 펫퍼민트 등이 있다.

그러나 관심도에 비해 펫보험의 가입은 저조하다. 업계에 따르면 펫보험 가입률은 0.3%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작년 10월 발표한 소비자행태조사(MCR)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자의 60%가 향후 펫보험 가입(갱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펫보험에 가입(갱신)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15%에 그쳤다.

반려인들이 펫보험 상품과 관련해 가입을 망설이는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은 보험료가 비교적 고가인 데 반해 보장범위는 좁다는 점 때문이다. 펫보험 선택에 있어 ‘보장범위’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고 답한 소비자는 전체의 29%로 가장 많았다. 특히 반려동물이 자주 걸리는 질병일수록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불만이 높다.

예컨대 최근 1년 간 개 질병 치료를 위해 동물병원을 찾은 반려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알레르기성 질환(피부염, 소화기, 호흡기 등)이 32.7%, 아토피성 질환(피부가려움, 통증) 30.9%, 관절염 17.5% 등이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약관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등 개의 피부병, 아토피·알레르기 등 면역성 피부병, 슬개골·고관절탈구와 관련된 질병 치료비는 기본 보장으로 보장하지 않는다. 필요시 추가 특약을 가입해야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강아지 장염의 원인인 파보바이러스나 고양이 복막염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보장에서 제외되는 질병 항목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흔한 질병인 심장사상충도 펫보험의 보장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반려동물의 가입연령 제한이나 갱신형 상품구조 역시 반려인들이 펫보험 가입을 망설이게 만드는 원인이다. 대부분 손보사가 만 8세 이상의 반려동물의 경우 가입을 제한하고 있어 막상 보험이 필요한 나이대의 반려동물은 보장을 받기 어렵다. 현대해상 하이펫이 만 7세까지만 가입이 가능해 나이 허들이 가장 높았고, 삼성화재·메리츠화재 등은 만 8세가 넘으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1~3년 단위 갱신형 상품구조로 인해 중간에 반려동물이 질병을 앓게된 경우 갱신이 거절될 확률이 높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물병원의 경우 정보비대칭성이 높고 표준화된 수가가 없다보니 손해율 산출에 애로사항이 있다”면서 “슬개골 탈구나 피부병 보장의 경우 보험사의 손해율이 지나치게 높아질 우려가 있어 특약 형태로 보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려동물 등록제가 보다 활성화되고 동물병원 수가가 표준화되면 보다 다양한 보장을 제공하는 펫보험 상품이 출시되고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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