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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판 흔든 ‘메기’ 인뱅, 은행에 ‘혁신’ 더했다

금융 판 흔든 ‘메기’ 인뱅, 은행에 ‘혁신’ 더했다

기사승인 2021. 09.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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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등 간편화로 시장서 돌풍
내달 '사전흥행' 토스뱅크 출범
2%대 금리 통장으로 고객 공략
카뱅·케뱅과 1위 놓고 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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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금융시장에 나타나자마자 말 그대로 ‘돌풍’을 일으켰다. 카카오뱅크의 모바일금융 전략이 은행권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보신주의에 빠져 있던 시중은행들도 변화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시중은행도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서비스가 있기는 했지만 ‘이용이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못 본 척 해왔다. 시중은행에 인터넷뱅킹은 부수적 영업 수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항상 불편함을 느꼈고, 은행 앱 평점은 바닥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모바일 퍼스트’ 기반의 ‘편리함’을 무기로 소비자들을 유혹했고, 금융의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메기 효과’는 거셌다. 시중은행 앱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처럼 복잡한 암호의 공인인증서 로그인이 아닌 간편로그인이 가능해졌고, 송금·계좌 개설 등도 편리해졌다. 또한 ‘혁신금융’을 내세우면서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지금의 비즈니스모델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간 게 아니라 기존 시중은행의 고객을 빼앗아온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달 제3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출범하면 춘추전국시대가 열린다.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은 앞으로 신용평가 방식을 고도화하면서 리테일에서 나아가 각사의 특색을 살린 기업대출 등을 선보이며 혁신금융을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다음달 출범을 앞두고 진행한 사전신청에만 50만명이 몰렸다. 토스뱅크는 2%대 입출금통장을 무기로 꺼내들고 고객 모으기에 나섰다. 앞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출범 당시 빠르게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 그 영향으로 케이뱅크는 출범 100일만에 대출 6500억원, 예적금 6100억원을 돌파했고, 카카오뱅크는 출범 5일만에 고객수 100만명을 넘겼다.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전까지만 해도 시중은행들은 다소 불편한 모바일앱, 인터넷뱅킹 운영을 고수해왔다. 당시 비대면 금융은 ‘부가서비스’ 정도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모바일 서비스에 불편을 느끼던 소비자들이 대거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몰려가자, 시중은행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무서운 성장세로 시중은행을 위협했다. 출범 2년이 채 안돼 흑자로 전환했고,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대출 시장에서 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자산 규모로 보면 카카오뱅크(30조원)가 시중은행(국민은행 자산 430조)한 곳의 10%도 안되지만, 전체 대출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사들이 ‘보신주의’를 깨고 적극적으로 ‘디지털 강화’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은행들은 너나할 것 없이 ‘디지털 퍼스트’를 표방하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사가 24시간 동안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복잡한 공인인증서가 아니라, 간편 로그인이 일상화됐다. 무료 송금, 비대면 계좌개설도 당연해졌다.

은행뿐만 아니라 금융권에 전반에 끼친 영향력도 적지않다. 하나의 앱에서 여러 금융사의 거래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는 전 금융권으로 확대됐다. 금융권 전반에서는 5년 새 전체 임직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디지털 관련 인력은 꾸준히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특히 성장성을 인정받아 주식시장 데뷔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 모든 시중은행을 누르고 은행 업종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아직 인터넷전문은행의 영향력은 리테일에 한정돼 있다. 새로 출범할 토스뱅크도 일단은 리테일 고객을 중심으로 영업할 예정이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만의 시장을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주도하기 위해 등장했기 때문에, 비대면 소상공인 대출 등이 새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등 여신 포트폴리오가 강화되고, 신용 평가를 위한 데이터가 쌓이면 소상공인 대출, 기업대출에서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업대출을 하기에는 비대면이라는 한계를 깰 만큼 신용평가 시스템 등이 완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편의성 제고를 위한 서비스는 기존 은행들도 연구중”이라며 “만약 기업금융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영업 범위가 확장된다면 비대면화 등으로 유인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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