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김범열 칼럼] 융합형 인재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김범열 칼럼] 융합형 인재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사승인 2021. 08. 31. 18:2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와 함께하는 4차 산업혁명의 의미<20>
김범열 (LG경제연구원 자문)
LG경제연구원 자문
글로벌 경제 변화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특성은 디지털 연계와 인공지능 등을 바탕으로 산업 간, 기술 간 경계가 파괴되는 ‘융복합’이다. 그런 특성 탓에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빠른 속도로 파괴적 기술 혁신에 의한 산업질서의 대대적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융복합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상식과 고정관념을 뒤엎는 상상력을 가지고 다양한 지식을 엮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창의적 융합형 인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사람들은 융합형 인재가 되려면 우선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당한 이야기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융합의 방향성과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즉 미래의 변화 방향 그리고 조직과 개인이 추구하는 바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향후 어떠한 역량이 필요한지 스토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대표적 융합형 인재로 일컬어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최고의 걸작을 남기겠다는 열정으로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모색하였다. 빛과 광학을 연구하여 명암법과 원근법을 구현했고, 해부학을 통해 인물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대학은 학제 간 물꼬를 트고 다양한 지식을 가르치는 동시에, 프로젝트 기반의 수업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융합형 인재를 키워야 한다. 기업 역시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사업 수행 기회와 도전적 과제를 부여함으로써 문제 해결을 위한 노하우의 필요성을 스스로 피부로 느끼고 필요한 역량을 체계적으로 학습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융합의 방향성이 정해지면 필요한 지식·기술의 습득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 그런데 개별 지식의 전문성이 더 깊어지고, 다양한 지식과 기술이 복잡하게 연계되어야 새로운 가치 창출의 가능성이 높은 현 상황에서 개인 혼자만의 힘으로 모든 관련 영역을 학습하고 해결방안을 찾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대화와 아이디어를 나누는 속에서 필요한 지식도 배우고 창의적 아이디어도 모색해야한다.

다양한 학문을 섭렵한 다빈치조차도 혼자의 경험과 독서에만 의존하지 않고 동료와의 대화를 통해 생각을 키워나갔다. 또한 고등학교 중퇴 학력으로 발뮤다를 설립한 테라오 겐도 매일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관련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질문하고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등 꾸준한 노력으로 죽은 빵도 살린다는 토스트기 제조회사 발뮤다를 성장시켰다.

아무리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도 실생활에 적용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다. 그래서 융합형 인재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할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변화의 속도가 빠른 현 시대에는 아이디어의 신속한 실행 그리고 고객과 시장의 피드백을 통한 문제해결 역량이 중요하다. 예측과 다른 방향의 결과가 나와도 이를 신속하게 되돌릴 유연한 실행력도 갖춰야 한다. 그러려면 다양한 산업에서 검증된 타인의 생각과 기술을 효과적으로 재결합할 줄 알아야 한다. 실제로 인터넷, 메모리 칩, 액정 디스플레이, 리튬 배터리, 터치-스크린, 음성인식 기술은 애플의 아이폰을 가능케 한 핵심기술들이지만 애플의 주도로 개발된 것은 거의 없다.

결국 융합형 인재는 자신의 아이디어의 미래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설득하여 필요한 재원, 기술, 사람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개인의 힘만으로 그런 아이디어의 현실화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리스크가 있더라도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도록 벤처 캐피탈이 잘 조성되고 대학과 정부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