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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올림픽 계기 정상회담 무산, 일본 책임 느껴야

[사설] 올림픽 계기 정상회담 무산, 일본 책임 느껴야

기사승인 2021. 07. 1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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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이 결국 무산됐다. 오는 23일 도쿄에서 열리는 여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그동안 한·일 정부가 정상회담을 조율해왔다. 화해와 평화의 올림픽 축전을 계기로 한·일 정상이 만나 해묵은 현안들을 풀었으면 하는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적지 않다.

청와대는 코로나19 방역을 고려한 정상회담 결정 마지노선인 19일 오후 고심 끝에 “문 대통령이 도쿄 올림픽 계기 방일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청와대는 “(한·일 정부) 양측 간 협의는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돼 상당한 이해의 접근은 있었지만, 정상회담의 성과로 삼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며, 그 밖의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정상회담 무산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막판에 무산된 데 대해 일본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하는 도중에도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문 대통령을 겨냥해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망언을 저질렀다. 청와대 관계자는 “용납하기 어려운 발언이고, 이후 청와대 내부 분위기도 회의적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또 일본 방위성은 최근 방위백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했고, 군함도 등지의 강제노역 역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유네스코 지적을 일본 정부가 인정하지 않았다. 이처럼 일본 측이 잇단 외교적 도발과 무례함을 서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최악의 한·일 관계를 조금이라도 풀어보기 위해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담보되지 않으면 일본을 가서는 안 된다는 반일(反日) 정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이 ‘가장 가까운 나라’ 한국 정상을 최대한 예우하고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줬어야 하지만 오히려 오만불손하기까지 했다. 어렵게 추진된 한·일 정상회담이 막판에 무산된 것에 대해 일본 정부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한·일 간 더 이상의 파국을 막고 미래로 조금이라도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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