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칼럼] 예장공원, 남산르네상스의 완성

[칼럼] 예장공원, 남산르네상스의 완성

기사승인 2021. 06. 16.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양용택 서울시 도시재생실장 직무대리
양용택 서울시 도시재생실장 직무대리
서울 한복판에 섬처럼 솟아오른 남산. 한때 서울의 대표적인 자연·역사·관광 명소였지만 훼손된 자연경관과 주변의 노후된 건물로 인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남산을 자주 찾지 않게 됐다. 남산을 다시금 시민이 쉽게 접근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이것이 지난 2009년 ‘회복’과 ‘소통’이라는 기치 아래 서울시가 남산 르네상스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남산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공간이었다. 조선시대 군사들의 무예훈련장이었던 ‘예장’과 녹천정 등이 자리 잡고 있던 남산은, 일제강점기 조선 침략의 교두보였던 통감부와 통감관저는 물론, 신사가 설치되고 일본인 거주지가 생겨나면서 훼손됐다. 그러다 1961년에는 중앙정보부 건물이 들어서면서 시민들이 쉽게 드나들 수 없는, 우리 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공간이 됐다.

이에 서울시는 남산을 시민들의 일상공간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남산 르네상스 사업을 시작했다. 2010년 장충단공원 재정비, 전통한옥 등 시민휴게시설 신축을 통한 장충자락 사업이 마무리됐고, 2013년 남산전시관 조성과 한남육교리모델링, 야외식물원 활성화 등을 내용으로 한 한남자락 사업이, 2017년 서울성곽 복원, 백범광장 등 지형을 복원한 회현자락 사업이 마무리됐다. 그리고 지난 6월 9일, 예장자락에 남산예장공원이 공식 개장하면서 12년간에 걸친 남산 르네상스 사업이 결실을 맺게 됐다.

‘남산예장공원’은 회복과 소통의 공간이다. 우선 이곳은 남산의 자연경관을 회복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옛 중앙정보부 6국 건물이었던 남산청사와 TBS 교통방송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1만3000㎡에 이르는 대규모 녹지공원을 조성해 남산의 자연경관을 회복시켰다. 남산의 고유 수종인 소나무를 비롯해 약 6만2000여 그루의 나무를 식재해 풍성한 녹지를 회복한 것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남산의 역사성 또한 복원했다. 일제강점기 통감부가 있었던 이곳에, 전 재산을 팔아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산실이 됐던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우당 이회영 선생과 6형제를 기리는 ‘이회영기념관’을 마련했다. 또 사업과정에서 발굴된 조선총독부 관사 터와, 중앙정보부 6국이 있던 자리에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의 역사를 기억하는 ‘기억6’이라는 공간도 조성됐다.

특히 이회영기념관은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전 재산을 처분해 압록강을 건너 서간도로 이주, 경학사와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평생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등 독립운동의 기틀을 다졌던 이회영과 6형제의 숭고한 뜻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탄생했다.

이곳에서는 ‘난잎으로 칼을 얻다’란 제목으로, 난을 그려 팔아 독립운동 자금에 보탰던 이회영의 묵란(墨蘭)을 비롯해 이회영의 아내 이은숙이 남긴 항일독립운동 기록인 ‘서간도시종기(西間島始終記)’ 육필 원고 등 이회영 일가와 신흥무관학교의 독립운동 기록이 전시된다. 체코군단공동체가 지원한, 봉오동·청산리 전투 당시 독립군 연합부대가 사용했던 무기와 같은 종류의 무기를 전시하는 개관특별전도 진행된다.

남산예장공원은 또한 소통의 공간이다. 다양한 산책코스를 마련해 남산으로의 접근성을 높였고, 역사와 생태가 복합된 공간으로 남산예장공원을 조성해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쉼터 역할을 하게 됐다. 아울러 공원 하부에 친환경 버스환승센터와 버스 주차장을 마련, 명동·남산을 찾는 관광객의 오랜 불편사항이었던 관광버스 주차난을 해소해 시민들과 관광객이 보다 쉽게 남산 일대를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남산은 역사의 흔적이 지워진 공간에서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시민의 접근이 막혀 있던 공간에서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시민에게 온전히 돌아왔다. 부디 남산르네상스로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한 이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 남산이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이 찾아오는 서울의 대표 명소가 되길 기대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