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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中 ICT 업계 초과노동 현상 개선 바람

악명 높은 中 ICT 업계 초과노동 현상 개선 바람

기사승인 2021. 06. 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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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쉰 자회사 광쯔공작실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강제 퇴근
악명 높은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초과노동 관행이 개선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로 꼽히는 텅쉰(騰訊·영문명 텐센트) 자회사인 광쯔(光子)공작실이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에 강제 퇴근 조치를 실시하면서부터다.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텅쉰의 뒤를 따를 전망이다.

996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중관춘(中關村)의 한 게임 개발업체의 전경. 밤인데도 대부분 사무실의 불이 훤히 켜져 있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중국의 최대 법정 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 일주일 44시간에 불과하다. 필요할 경우 노사 합의 하에 하루 3시간, 한달 36시간 이내의 연장근로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원칙은 중국 ICT 업계에서 만큼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업계 사정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3일 전언에 따르면 12시간 근무가 기본이라고 해야 한다. 수년 전부터 ‘996(오전 9시 출근, 오후 9시 퇴근하고 주 6일 일함)’이라는 신조어도 유행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715(주 7일, 하루 15시간 일함)’와 ‘007(0시부터 다음날 0시까지 주 7일 일함)’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과한 노동은 부작용이 많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젊은 직원들이 과로사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한다. 이에 대한 반발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생겨난 것이 탕핑(누워서 노닥거림) 문화라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사회 전반에서 ICT 업계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자 급기야 텅쉰이 가장 먼저 자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제 퇴근 제도를 마련했다. 앞으로는 더 많은 계열사들에 적용할 계획으로 있다. 이외에 바이두(百度), 화웨이(華爲), 징둥(京東) 등도 유사한 제도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냉정하기만 하다. 찬사보다는 혹평이 더 쏟아지고 있다. 혹사 문화가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고백했을 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대책이라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하기야 일주일에 수요일만 6시에 강제 퇴근하고 다른 날은 죽도록 일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ICT 평론가 저우잉(周穎) 씨는 “일주일에 달랑 하루만 강제 퇴근하면 뭐하나? ‘996’이나 ‘715’, ‘007’ 등의 신조어가 사라져야만 진정으로 초과노동 문제가 개선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건 눈 가리고 아웅이다”라면서 텅쉰의 조치에 진정성이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한 번 퍼지기 시작한 초과노동 개선 바람은 향후 계속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둔다. 동시에 더욱 진정성 있는 조치나 법적 장치들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야만 중국 ICT 업계도 인재들을 더 많이 확보하면서 지속 성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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