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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신건강 적신호...‘마음의 병’ 인식 변화 시급

스페인 정신건강 적신호...‘마음의 병’ 인식 변화 시급

기사승인 2021. 06. 0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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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청소년의 정신 질환으로 응급실행 약 50% 증가
스페인 좌파 포데모스 정당, 정신건강법안 제안
스페인과 프랑스, 불안을 조절하는 뇌 메커니즘 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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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코로나19 이후 정신질환 사례가 급증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스페인에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정신건강 악화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관련 제도의 개선과 정신적 질환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또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연구 역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스페인 매체 엘페리오디코는 스페인 청소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3개월 전보다 2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또 청소년들이 정신질환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무려 47% 증가했다.

바르셀로나 산 환 데 데우 병원의 몬체 돌스 정신과장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스트레스 등이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질환으로 응급실 방문이 증가하게 된 것은 일차진료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은 팬데믹 상황 속에서 신체질환에 비해 뒷전으로 밀렸고 전문의료진 역시 부족한 상황이라 초기에 치료받기가 힘들다 더불어 정신과를 방문하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의 인식 또한 초기 치료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라고 돌스 의사는 설명했다.

심각한 것은 자해 시도 역시 지난해(101건)보다 2배가량(206건) 증가했다는 점이다. 스페인 일간지 엘디아리오에 따르면 21세 미만의 사망 원인 중 극단적 선택이 두 번째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현대인의 정신 질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7일 좌파성향의 정당인 포데모스는 ‘정신건강법’을 발의했다.

정신건강법은 포데모스가 재작년에 발의했지만 해당 법안에 대한 지지가 부족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포데모스는 정신질환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다시 한번 법안을 내놓은 것이다.

스페인 일간지 엘푸블리코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정신질환에 관해 진료를 받으려면 공공의료를 받을 수 없고 민간의료만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스페인은 인구 10만명당 6명의 심리학자와 10명의 정신과 의사가 있는데, 이는 유럽 평균(각 18명)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정신건강법은 현재 7.5명인 간호인력을 4년 이내 23명으로 늘릴 것을 제안하고 있다.

파블로 에체니케 포데모스 대변인은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빈곤과 불안정한 사회 및 가정환경을 꼽았다. 또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방패를 강화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근절하고 근로자들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해 정신건강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흔한 정신질환 중 하나인 불안장애에 대한 희소식도 있다. 3일 마드리드 자치 대학(UAM)과 파리 자연과학계열 그랑제콜 콜레주드프랑스(College de France)에 속한 국제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불안장애를 조절하는 뇌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EFE 통신이 전했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OTX2’라는 단백질이 불안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해당 실험을 진행한 마드리드 자치 대학의 연구팀 책임자인 하비에르 힐라베르트는 “‘OTX2’ 단백질의 양이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반응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생쥐에게 단백질 ‘OTX2’이 적게 발현되면 불안이 완화되고, 더 많은 양이 발현되면 반대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더 복잡한 뇌를 가진 포유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힐라베르트는 정신질환 연구 및 치료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심리 상담소 혹은 정신과 방문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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